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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밤 10시쯤, 검은 승용차가 서울 반포동의 주택가 골목을 무섭게 질주합니다.
결국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한 차량은 길가에 멈춰서 있던 오토바이와 운전자를 그대로 덮칩니다.
차 문이 열리고 살짝 비틀거리는가 싶더니 달아나는 운전자.
누가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조차 없었습니다.
[어떡해. 사람이 깔렸어요. 차 빨리 좀 빼주세요.]
가해 차량은 앞서 두 번이나 접촉 사고를 내고 달아나는 중이었습니다.
경찰의 추격을 의식한 듯한 가해 차량은 좁은 골목에서 속도를 높여 도주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제한 속도가 시속 30킬로미터인 일방통행 길.
결국 음식을 싣고 있는 배달 기사를 포함해 행인 3명을 친 차량은 전봇대와 담벽에 부딪친 뒤에야 위험한 질주를 멈췄습니다.
사고 차량에서 바로 나와 빽빽한 빌라들 사이로 도망을 간 운전자.
[목격자 : 딱 나왔을 때 이미 그분이 제 옆으로 바로 도주를 한 상황이어서 저는 처음에 무슨 상황인지 모르니까 이렇게 멀뚱멀뚱 보고 있는데 이제 경찰분들하고 시민분들이 '잡아야 한다'고...]
경찰이 오기 전 현장을 떠나 인근 건물의 담까지 몇 차례 넘었습니다.
[목격자 : 여기까지 쫓아오니까 이쪽으로 넘어갔어요. 여기를 넘고 이렇게 넘었는데. 그러니까 경찰분이 이제 여기서 일로 도망갈 것 같으니까 이렇게 다시 뛰어서 이렇게 도신 거예요.]
주변 도주로를 모두 차단하며 약 20분이 넘게 끈질긴 수색을 이어간 경찰들.
10대 이상의 순찰차가 출동해 숨어있던 남성을 체포하고 보니 역시 음주운전,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 : 혐의가 6개 정도 되거든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난폭 운전, 음주 운전, 특가법상 위험운전 치상, 도주치상. 그래서 지금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서 추가 조사 이후에 검찰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작은 죄를 덮어보겠다고 위험한 질주를 벌이다 더 큰 죄를 짓게 된 겁니다.
[송혜미 변호사 : 이론상으로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 판례상 봤을 때는 통상 5년 미만의 실형, 그러니까 3년에서 5년 사이에 실형들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인 것 같긴 합니다.]
사고 충격으로 목을 크게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는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심각한 후유증을 안게 되었습니다.
심한 충격에 사고 당시 기억조차 못하는 상황입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아내 : 경추 3, 4, 5번이 어긋나게 부러졌어요. 이 뼈 조각들이 돌아다니며 신경을 자극해서 사지 마비가 온다 그런 상태예요. 처음에는 사고 난 걸 기억을 못 했어요. '내가 지금 뭐야? 어디야? 나 분명히 어디에 있었는데… 내가 왜 여기 있지?' 그걸 계속 반복했어요.]
아내는 남편이 자신 때문에 다친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아내 : 아 1분이라도 더 늦게 내보낼 걸, 오늘은 가지 말라고 말을 할 걸… 이런 모든 생각들이 들더라고요.]
(취재 : 이선정, 영상편집 : 김수영, 디자인 : 김보경, 제작 :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