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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충청남도 서산의 한 김밥집, 이곳에서 끔찍한 폭행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가게 사장이던 60대 여성.
사건 당일 오전 10시 반 경 갑자기 한 남성이 들어와 가게 문을 잠근 후, 가게 오픈 준비를 하고 있던 피해자를 무작정 주방으로 데려가 폭행했습니다.
[첫째 딸/유가족 : (가해자가) 가게 열자마자 바로 들어와서 어머니를 주방으로 데려가서 무작정 폭행하고 기절한 상태인 어머니에게 끓는 물을 뿌려서 화상을 입게 했어요. 어머니의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하려고 주방에 있는 행주를 입에 물리고서는 2차 폭행을 하고...]
피해 여성은 가까스로 옆 가게로 도망쳤고 가해 남성은 곧이어 경찰에 전화해 범행을 자수했습니다.
피해자는 전신에 2도 화상과 머리뼈, 치아, 갈비뼈 등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둘째 딸/유가족 : 그 자리에서 제가 주저앉았거든요. 저희 엄마 얼굴인데 무섭더라고요. 분명히 엄만데 얼굴이 두 배가 돼서 부풀어져 있고, 그냥 피투성이에다가 보라색을 넘어서 검은색인 거예요.]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피해자는 화상과 다발성 외상으로 인한 폐 출혈과 패혈성 쇼크로 13일 만에 숨졌습니다.
[둘째 딸/유가족 : 수의를 못 입혀드리니까 대신 이불을 덮어드렸거든요. 화상 상처 때문에 (수의를) 입힐 수가 없었어요, 진물이 계속 나와서.]
[조항주 센터장/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 : 이렇게 폭력하고 화상이 동반된 경우는 굉장히 의학적으로도 많지는 않거든요. 굉장히 드문 편이고, 다발성 늑골 골절도 여러 개가 부러지려면 그것도 상당한 물리적 충격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제일 심한 고통을 그냥 돌아가시기 전까지 느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범행 사흘 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엔 마지막이라 경고하며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수개월간 피해자에게 살해 협박을 이어왔는데, 가해자는 우발적인 범행이라며 살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이재훈 경사/서산경찰서 형사과 : 자신이 김밥집에서 한 달 정도 일을 했었는데 임금 문제나 자기 물건을 사용하고 보상을 받지 못한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자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유족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용하지 않았다며 가해자가 거짓 진술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건 지난 2016년 피해자가 가해자의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첫째 딸/유가족 : 가해자랑 어머니는 9년 전, 어머니가 가해자의 가게를 인수하고 싶어 해서 그때 처음 봤었어요. 그 이후로는 그 사람에 대한 존재조차 아예 잊고 살았죠. 작년 여름쯤 가해자가 '우연히 지나가면서 봤는데 아직도 하고 계시네요'하면서 정말 8, 9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본인만의 김밥 레시피를 전수해 주겠다던 가해자는 동업을 제시하며 수익 절반을 요구했습니다.
[첫째 딸/유가족 : 그냥 무일푼으로 동업 요구를 했어요. 프리미엄 김밥 세트라면서 만들어 온 게 이거였어요. 맛이 막 엄청 특별하게 맛있는 것도 아니고 지방에서 3만 4천 원 짜리 김밥을 주문받는 게 매우 어렵거든요. 그건 아닌 것 같다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약속 이행 합의서를 주며 지속적으로 날인을 강요했습니다.
[임준태 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결국 그 피해 여성이 과거 자기 가게에서 일했던 직원이었고 마치 자기가 더 우월한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듯한 통제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가 있었던 걸로 보여집니다. 본인의 요구 사항이 원활하게 진행이 안 되니까 아마 그런 부분에 대한 감정이 상당히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지난달 9일, 1심 판결에서 가해자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습니다.
[둘째 딸/유가족 : 20년 선고가 됐을 때는 그냥 무너지는 줄 알았죠. (감옥에서) 나오면 또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법정에 선 가해자는 반성은커녕 유족을 비웃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첫째 딸/유가족 : 가해자의 얼굴을 봤는데 웃고 있는 거예요. 근데 그 웃고 있는 게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어요.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한 번도 가해자의 사과 연락은 없었어요.]
어느덧 사건 발생 7개월째, 유족은 SNS에 엄벌 탄원서를 게시하는 등 인면수심의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조은/변호사 :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강요 내지 협박을 하고 있었고요. 뜨거운 물을 부어서 이 화상을 입힌다라고 하는 건 사실 즉사보다 어쩌면 더한 고통을 입다가 이제 그 사람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난할 동기를 가진 살인 내지는 중대 범죄가 결합된 살인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 고통의 정도를 감안해서 법원은 그런 걸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취재 : 이정우, 영상편집 : 김수영 인턴 신혜주, 제작 : 모닝와이드3부)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