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마이웨이' 택한 김상욱의 소신, 러브콜 보낸 이재명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5.05.08 18:12|수정 : 2025.05.08 18:12


이브닝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로 뒤숭숭한데, 김상욱 의원이 당을 떠났습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한 '찬탄파'로, 당론과 다른 소신의 목소리를 내다 '마이웨이'를 택한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귀한 분", "조만간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서, 김 의원의 민주당행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김상욱 "참 보수의 길 걷겠습니다"

김상욱 의원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참 민주 보수의 길을 걷겠습니다"로 시작하는 탈당 회견문을 읽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정통 보수정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기를 간절히 바라왔고, 그 충정으로 외롭고 힘들지만 충언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제 가능성이 사라진 극단적 상황에 놓인 국민의힘을 아픈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습니다.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선 국면"이라며 "제가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지지하며 함께 할 것인가의 문제를 책임감 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언급도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재명·이준석 후보 등 대선 후보님들과 만나겠다"는 겁니다.
이브닝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현안들(축소 사회·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을 해결해 내는 능력과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재명·이준석 후보 등 대선 후보님들과 만나 현안 해결과 나라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김상욱 의원, 국민의힘 탈당 회견문

김 의원은 민주당이나 개혁신당 입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적 성향을 숨기지 않은 겁니다.

김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처음 도입한 국민추천제를 통해 울산 남구갑에 단독 공천을 받아 당선됐습니다.
김상욱투표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참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등 주요 현안마다 당론과 다른 소신을 피력하며 당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러브콜 보낸 이재명 "귀한 분"

김 의원이 만나고 싶다고 언급한 이재명·이준석 대선 후보 모두 김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김 의원처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치인들은 그리 흔하지 않고 귀하다"며 김 의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김 의원을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조만간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꼭 김 의원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우국충정을 가진 어떤 분이라도 최대한 만나서 함께하려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브닝
김상욱 의원처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치인들은 흔하지 않고 귀한 존재들입니다.
(중략) 다양한 생각 가진 그야말로 어떤 분들이라도 최대한 만나서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 일침을 가하는 말도 했습니다.

"아마 앞으로 국민의힘에도 이번 일이 큰 짐이 될 것이다", "이번 탈당은 결국 국민의힘이 김 의원처럼 자신의 입장이 뚜렷하고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사람을 수용할 능력이 안 된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김 의원 탈당이 개인적 선택이라기 보다는 국민의힘이 수용하지 못한 탓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김 의원 입당설에 대해 "제가 직접 접촉하는 건 없다"면서도 "현재 입당 여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언급되는지 모르겠으나 입당 의사를 밝히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더 적극적입니다.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보수와 개혁에 뜻이 있으면 개혁신당에 오시라고 했다", "(다만) 다선 의원 되고 정치를 편하게 하려면 더불어민주당 가시라고 했다. 선택은 김 의원에게 달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은 김 의원을 5·18 민주화운동 제45주년 기념행사에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앓던 이 빠졌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애써 김 의원 탈당에 대해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브닝
12·3 비상계엄 이후 당론에 반하는 언행으로 논란을 야기한 만큼, '홀가분하다'거나 '앓던 이가 빠졌다'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그동안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거취 압박을 여러 차례 했고, 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김 의원 탈당 요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SNS에서 김 의원을 작심 비판했습니다.

"보수세 강한 울산에서 운 좋게 배지 한 번 달았으면서 자신만이 참 보수, 진짜 보수인 양 행동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계엄에 반대한 김재섭·김용태 의원 같은 젊은 정치인들 역시 힐난을 묵묵히 감내해 내지 당신처럼 쉬운 길을 찾아가지 않는다"면서 직격했습니다.

국민의힘 가뜩이나 뒤숭숭한데..


▲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공개 찬성했습니다.

▲ 2월에는 광주 5·18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 3월에는 CBS 라디오에서 "만에 하나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이 된다면 저는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4월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뒤에는 S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와 관련해서 국민에게 행동으로 하는 사과는 바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조치"라고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압박했습니다.

▲ 4월 21일, 1) 윤 전 대통령 즉시 제명 2) 12·3 사태에 대한 진정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추후 '야합 없음'에 대한 약속 4) 12·3 사태로 촉발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추경의 조속한 합의 등 4가지 요구를 당에 제시했습니다.

▲ 5월 1일 CBS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친한 민주당 의원님들이 사적으로 같이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주셨다", "솔직히 2025년도의 보수 가치에 민주당이 더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민주당 이적설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행보를 보인 김 의원이 탈당하자 민주당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만큼, 김 의원의 민주당 이적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가뜩이나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로 국민의힘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김 의원이 정당을 갈아타면, 민주당이 대권 레이스에서 더 힘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외연 확장' 전략에 있어서 김 의원 민주당 이적은 상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