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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달리는 구급차 멈추고…긴박했지만 가슴 뭉클한 출산기

심우섭 기자

입력 : 2025.05.06 14:49|수정 : 2025.05.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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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강원도 정선의 119안전센터에 한 남성이 급하게 찾아왔습니다.

아내의 출산이 임박했는데, 갑작스러운 진통으로 구급차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서정우/정선군 고한 119안전센터 : 남편분이 먼저 오셔서 아내가 출산이 얼마 안 남았는데 구급차를 이용하고 싶다고.]

예정일을 2주 앞두고 진통이 시작된 산모.

분만 취약지인 정선군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관내 산부인과는 단 한 곳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병원은 야간 진료를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120km 떨어진 강릉의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습니다.

[김정수/정선군 고한 119안전센터 : 야간 진료가 안 된다고 했을 때는 멘탈이 나가가지고 1시간 30분 40분을 가야 되는데 그때까지 산모분이랑 아기가 버틸 수 있을까.]

강릉까지 멀고 먼 길, 산모의 상태는 급박했습니다. 

구급차에 동승한 김정수 소방교는 침착하게 혈압과 진통 간격을 체크하며 이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강릉으로 향하던 중, 산모는 아기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고, 소방차는 급히 길가에 멈춰 섰습니다.

[김정수/정선군 고한 119안전센터 : 출발한 지 진짜 한 10분 정도 지났을 때 산모분이 아기가 나올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셔서 확인을 해봤는데, 아기 머리가 이제 살짝 보이는 상황이어서 얼른 구급차를 세우고 응급 분만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급하게 했습니다.]

이미 아기의 머리가 보이는 상황.

김 소방교는 곧바로 구급차 안에서 응급 분만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김정수/정선군 고한 119안전센터 : 머리가 보이고 다급하게 준비할 때는 ‘안전하게 나와야 할 텐데, 건강하게 나와야 될 텐데'라는 생각이 제일 컸고요.]

긴박하고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침착하게 분만을 이끌었고, 아기는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여러 차례 배우고 훈련했지만 직접 분만은 처음이었습니다.

[김정수/정선군 고한 119안전센터 : 이 물질을 제거하고 아기가 울음을 터뜨려서 '아 다행히 건강하게 그래도 나왔구나'.]

하지만 출산의 고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태반이 분리되지 않아 산모의 출혈이 멈추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 겁니다.
  
자칫 산모가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

구급차는 정선에서 강릉까지 지체 없이 이동했고 병원에서 즉시 조치를 받아 산모와 신생아 모두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아들의 출산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함께한 가족은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한규성/아기 아빠 : 선생님 덕분에 진짜 저희 와이프도 건강하고 저희 아이도 건강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구급차 안에서 처음 세상의 빛을 본 아이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김정수/정선군 고한 119안전센터 : 저희도 처음 있는 경험이었고 좀 뭔가 '이제 새 생명을 내가 받았구나' 저희 딸 어렸을 때 생각이 나기도 하고, 뭔가 뭉클한 마음을 갖고 애기를 안고 저도 갔습니다.]

[소방관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취재 : 이선정, 영상편집 : 소지혜, 제작 : 모닝와이드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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