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미국도 유럽, 아시아도…'트럼프 성토대회'로 변한 노동절 집회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5.02 09:35|수정 : 2025.05.02 09:35


▲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

1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열린 집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변했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각국에서 열린 노동절 시위에 수십 만 명이 참여해 관세 정책부터 이민 단속 등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정부의 주요 정책들을 비판했습니다.

미국에선 노동 보호, 다양성 이니셔티브, 연방 공무원 해고에 대한 반발 등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시위는 뉴욕부터 워싱턴DC, 필라델피아,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여러 대도시에서 열렸습니다.

시카고에 모인 시민들의 면면은 노조원, 이민자 권리 옹호자,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 공립학교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학생 등 다양했습니다.

LA 시내에서는 수천 명이 행진하며 "이민자들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 "이민은 아름답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습니다.

애틀랜타 도심 공원에서 열린 시위에는 트럼프 정부의 대량 해고로 직장을 잃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전직 직원들도 참여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감원 정책으로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만 약 2천4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에서는 변호사 수백 명과 지지자들이 맨해튼 법원 인근에 모여 '국가 법치의 날'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부 참석자는 집회에서 트럼프 정부가 법체계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손을 떼라', '왕은 없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습니다.

유럽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유럽 내 미 군사력과 무역 정책 영향력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시위가 주요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프랑스 좌익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시위에서 미국이 유럽을 갈등과 경제적 종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 노조 지도자들은 연장 근무와 반이민 정서 고조로 노동 보호가 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했고, 스위스 베른에선 수천 명이 파시즘과 전쟁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노동절 집회의 비판은 트럼프로 집중됐습니다.

타이완 노조원 약 2천500명은 타이베이의 라이칭더 총통 집무실 앞에서 시위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노동자 권리 보호 정책을 요구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노동자 수천 명이 모여 임금 인상과 중소기업 보호 강화 등을 촉구했습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도심에선 수만 명이 모여 노동권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실천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3월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테러·부패 혐의로 체포되면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10여 년 만에 최대 규모였습니다.

당국은 시위 단속을 위해 시내에 경찰 5만 명을 배치하고, 시민들의 도심 접근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을 폐쇄했습니다.

튀르키예 당국은 '허가받지 않은 시위'로 38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