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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SKT에 "신뢰 깨져" "번호 이동 위약금 폐지해야" 질타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4.30 12:16|수정 : 2025.04.30 12:16


▲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늘(30일) 청문회를 통해 대규모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한 SK텔레콤을 질타했습니다.

의원들은 교체 유심 물량이 부족한 점과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안내가 부실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고, 나아가 통신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습니다.

과방위는 오늘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유영상 SKT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추가로 채택해 청문회에 출석시켰습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해킹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SKT의 대응이 미흡하고, SKT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불안해하는 가입자들이 번호를 이동할 수 있게 위약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도 "고객은 번호 이동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귀책 사유는 사업자에게 있는데 고생은 피해자인 국민이 한다. 그렇다면 번호 이동 고객에게 위약금을 받기는커녕 피해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대표이사는 번호 이동 위약금 폐지 요구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답변했습니다.

또, 당장 교체할 유심은 가입자 대비 물량이 부족한 만큼 우선 유심보호서비스를 유심 교체와 버금가게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유심보호서비스가 그렇게 완벽하다면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사장단은 유심을 교체하면 안 된다"며 최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사장·부사장단 유심 교체 관련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지난 24일만 해도 SKT 실무자들이 유심 교체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의원실에 보고한 바 있는데, 이후 갑자기 유심 교체를 발표했다"며 "SKT가 처음부터 사안을 너무 안일하게 바라본 게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도 "이번 사건은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며 SKT가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신 분들에 대해 100% 책임진다'라는 문구로 안내한 것을 두고도 "고객에 대한 협박같이 들린다. 어떻게 가입 독려로 듣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직접적인 불안감을 토로하는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자신이 SKT를 사용하는데 이용하지 않는 금융 서비스의 임시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알람이 왔다며 "상당히 위험한 금융 거래 정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의 진행 중 잠시 마이크 연결에 문제가 생기자 한 의원이 "유심 해킹과 관련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 SKT가 타 통신사들보다 매출, 영업이익 등 규모가 훨씬 큰데도 정보 보호 투자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SKT 해킹 사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상대로 "제가 국가정보원장 때 사이버팀을 국(局)으로 승격시켜서 미국이 당하는 해킹도 잡아주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데 도대체 (해킹한 곳이) 어디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유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그 나라를 밝히는 것은 외교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관련 법을 찾아보니 (SKT에)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가 최대 3천만 원이라는데 과태료만으로 이걸 수습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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