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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헬기가 함지산 산등성이를 넘나들며 물을 뿌립니다.
야간투시경을 갖춰 밤에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헬기, 수리온입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1대뿐이었지만 올해 2대가 추가로 도입됐습니다.
산림 당국은 수리온 헬기가 23시간 만에 진화된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 헬기를 투입할 수 없는 저녁 8시 10분부터 밤 11시 20분까지 3만 6천 리터의 물을 살포하면서 19%였던 진화율은 54%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수리온은 지난 2020년 안동과 2022년 울진 산불에 시범 투입된 적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산불 야간 진화 작업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낮 한때 초속 1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저녁 들어 잦아든 데다 함지산 주변에 헬기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철탑과 송전선로 같은 시설물이 없었던 것도 수리온 헬기가 밤에 투입된 배경이 됐습니다.
[임하수/남부지방산림청장: (야간 진화에)가장 어려운 건 사실 안전성이죠. 안에는 철탑들이 좀 적었습니다. 이번 산불엔 수리온 야간헬기를 투입했던 부분도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이번 대구 산불과 같은 도심형 대형 산불은 지난 2013년 포항 용흥동 산불 이후 12년 만입니다.]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었지만, 불이 한때 마을 인근까지 접근하면서 인근 학교 3곳이 휴교하고 주민 5천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산림과학원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함지산 일대를 찾아 기초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이번 산불이 등산로가 아닌 입산 통제 구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어제처럼 맑은 날씨에 자연발화 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습니다.
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는 2주에서 4주 이내에 나올 예정이며, 경찰은 북구의 수사 의뢰 공문을 받는 대로 수사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취재: 홍승연, 영상취재: 정경문, 영상편집: 신세은,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