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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환율 1,500원 되면 물가 0.24%p↑…물가목표 수준 머물듯"

이태권 기자

입력 : 2025.04.29 13:29|수정 : 2025.04.29 13:29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상승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화당국의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웃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최근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변동과 달리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늘(29일) 이런 내용이 담긴 현안 분석 보고서 '최근의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김준형·마창석 연구위원)을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무역통계 자료를 활용해 분석했습니다.

총 50개 국가, 약 1만 개의 품목이 분석 대상이 됐습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단기적으로 달러로 결제되는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점차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요가 줄고 양국 간 재정환율이 반영되면서 수입품 가격은 하락하는 등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강달러'인지, 국내 요인으로 인한 '원화 약세'인지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상승→물가 상승' 효과는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수입품 전반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박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분석 결과 달러화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p) 상승하면 같은 분기에 수입품 가격은 0.49%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1년 누적으로는 0.25%p로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됐습니다.

반면 국내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1%p 오르면 수입품 가격은 같은 분기 0.58%p 상승한 뒤 1년 누적으로는 0.68%p로 상승 폭이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원/달러 환율과 소비자 물가 간 관계를 보면 달러화 요인과 국내 요인으로 환율이 1%p 상승할 경우 같은 분기에 소비자물가는 각각 0.04%p 상승해 차이가 없었습니다.

반면 1년 누적 기준으로는 강달러에 따른 환율 상승이 소비자 물가를 0.07%p 상승시킨 반면 원화 약세는 0.13%p 끌어올렸습니다.

보고서는 작년 4분기 원/달러 환율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분 0.31%p 중 0.20%p가 강달러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강달러 영향이 커지면서 환율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분은 0.47%p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전기 대비로 보면 1분기 환율 변동의 절반 가까이가 국내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이 국내 요인으로 1,500원까지 상승하면 4분기 소비자 물가가 1분기보다 0.24%p까지 더 오른 뒤 점차 상승 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강달러 영향으로 환율이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분기 0.19%p까지 상승한 뒤 그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1분기 물가 상승률이 2.1%이고 수요 압력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도 물가 상승률이 2%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2분기 환율이 달러화 요인으로 1,400원까지 하락하면 4분기 물가는 1분기보다 0.29%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내 요인으로 환율이 1,400원까지 하락하면 4분기 물가는 0.44%p 하락하고 내년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보고서는 "달러화 요인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그 영향이 단기에 그칠 수 있음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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