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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미국 '우크라 압박'에 가세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04.24 18:44|수정 : 2025.04.24 18:45


▲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택가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 잔해를 치우고 있다.

한밤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이 쏟아져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현지시간 24일 밝혔습니다.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 전역에 폭발음이 들리고 미사일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국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키이우에 대규모 연합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정부 건물과 차고 등이 불타고 주거용 건물이 무너지면서 최소 9명이 숨지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해 70명 이상이 다친 걸로 집계됐습니다.

당국은 키이우 전역에서 4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13개 현장에서 등반 전문가, 구조견들과 함께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키이우 도심 서쪽 스비아토신스키 지역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도 밤새 두 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주거 밀집 지역을 강타해 2명이 다쳤습니다.

키이우 서쪽에 있는 지토미르 지역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1명이 부상했고, 철도 시설이 공격을 받아 근로자 2명이 다쳤다고 철도 당국이 밝혔습니다.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로 키이우, 하르키우 등을 공격하고 있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그는 살인 욕구만 보인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7월 이후 키이우에 가해진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 등을 포함한 종전안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는 동안, 러시아는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으로 압박을 더한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2는 2021년 완공됐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로 멈춰선 상태입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종전 논의의 하나로 노르트스트림-2를 비롯해 유럽 내 다른 러시아 자산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노르트스트림-2 재가동은 러시아엔 경제적 이득이지만, 유럽연합(EU)이 이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수입하는 데 동의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단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만약 성사된다면 푸틴 대통령에겐 상당한 외교적 성과이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겐 커다란 양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위트코프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위트코프가 대러 제재 해제의 일환으로 미국이 부과했던 에너지 관련 모든 제재 목록을 작성하라고 자신의 팀에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중동 특사로 임명됐으나 우크라이나 종전을 놓고 러시아와의 협상에 참여해 온 위트코프는 자신이 특사로서 푸틴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분을 쌓았다고 지난 2월 한 행사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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