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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성 교량 붕괴, 구조 검토 없이 '백런칭'하다 사고"

김진우 기자

입력 : 2025.04.23 14:38|수정 : 2025.04.23 14:38


▲ 안성 고속도로 건설현장 붕괴사고 현장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는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대형 장비를 운용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백런칭에 대한 구조 검토 없이 런처가 거동하는 과정에서 불안정 평형이 파괴돼 DR거더와 런처가 전도됐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는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 인양 및 설치 장비인 '빔런처'를 후방으로 빼내는 이른바 '백런칭' 작업 중 발생했습니다.

해당 빔런처는 전방 이동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전진형'으로, 교각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며 거더를 가설합니다.

전진형 빔런처는 일정 거리를 지나면 레일이 아닌 교각 위에 올려져 있는 거더를 밟고 이동해야 하며, 특히 후방으로 빼낼 때는 거더를 밟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런처는 길이 102m, 무게 400t에 달합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전진형 빔런처를 후진해 가면서 시공이 가능한지 집중적으로 살펴보던 중 국과수로부터 "'백런칭'에 대한 구조 검토 없이 장비를 운용하다 사고가 났다"는 내용의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습니다.

'구조 검토'란 수학적 계산을 통해 구조물의 하중 등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뜻합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특수 공사장비를 운용하다가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입니다.

경찰은 국토교통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 기관의 감정 결과 역시 수사에 참고해 향후 최종 결과를 도출할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50분쯤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거더가 붕괴하는 사고가 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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