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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층 아파트서 '펑'…"난간서 뛰어내려" 7명 사상

신용일 기자

입력 : 2025.04.21 20:56|수정 : 2025.04.2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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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나 60대 남성 한 명이 숨지고 여섯 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숨진 남성이 불을 지른 걸로 보고 있는데, 이 남성은 근처 다른 곳들도 돌아다니며 방화를 저지른 걸로 파악됐습니다.

신용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시뻘건 불길이 타오릅니다.

오늘 아침 8시 18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21층짜리 아파트 4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큰불이 났습니다.

[정광순/아파트 주민 : 뭐가 펑 소리가 나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보니까 연기가 막 이렇게 올라오는 거야 막.]

폭발음까지 동반한 불에 같은 층 주민 두 명이 전신화상을 입고 추락해 크게 다쳤습니다.

[아파트 주민 : 처음에는 아줌마가 매달려 있었단 말이에요. 이 난간에 매달려 있었어요. 불이 막 나니까 뛰어내리시더라고요.]

이 불로 6명이 다치고 일부 주민은 연기를 들이마셔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또 남성 1명이 불이 난 4층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지문 감식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 60대 남성 A 씨를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오전 8시쯤 불이 난 아파트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자신의 빌라 근처에서도 연쇄 방화를 저지른 걸로 조사됐습니다.

아파트 방화에 쓰인 걸로 추정되는 농약 분사기를 미리 사용한 겁니다.

이렇게 빌라 외벽이 새까맣게 탔습니다.

A 씨는 이곳에 방화하기 전에 약 20미터 반경 안에서만 최소 네 군데에 불을 더 질렀습니다.

[인근 주민 : 불이 붙어서 빨갛게 다 타는 거야. 태연하게 하더라니까. 그러니까 나는 소독하는 줄 알았지. 태연하게 했어요.] 

빌라 곳곳에 불을 낸 뒤 A 씨는 오토바이에 기름통을 싣고 근처 아파트로 이동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A 씨가 살던 봉천동 빌라에서는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며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강시우,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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