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국회 투입' 특전사 간부, 윤 면전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아"

한성희 기자

입력 : 2025.04.21 17:17|수정 : 2025.04.21 17:42


▲ 윤석열 전 대통령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특전사 간부가 윤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 증인으로 나와,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 앞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법정 증언했습니다.

김형기 특전사 1특전대대장은 오늘(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 신문을 마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중령은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제가 군 생활을 23년 하면서 바뀌지 않는 게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고,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지난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검사였던 윤 전 대통령을 스타로 만들었던 유명 발언으로,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충성하는 것이냐'는 한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변한 바 있습니다.

김 중령은 그러면서, "12월 4일 받았던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겠느냐"며 "차라리 저를 항명죄로 처벌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중령은 지난 14일 첫 공판에서도 비상계엄 당시 상관인 이상현 제1공수특전여단장으로부터 '의원 끌어내라'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김 중령은 이어 "제 부하들은 항명죄도, 내란죄도 아니고 아무 잘못이 없다"며 "부하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또 "저는 군이 정치적 수단에 이용되지 않도록 제 뒤에 앉아 계신 분들이 날카로운 비판과 질책 통해 감시해주길 바란다"며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뤄진 신문 도중 김 중령은 "'대통령 지시다, 문을 부숴서라도 의원을 끄집어 내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묻는 검찰 질문에, "예,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더라도 이 여단장이 '대통령 지시'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김 중령은 "여단장이 (상급자인) 곽종근 특전사령관과 통화했고, 정확히 '대통령'이란 단어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