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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킨백' 에르메스도 관세에 손들었다…"내달 미국서 가격 인상"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4.18 09:50|수정 : 2025.04.18 09:50


▲ 미국 시카고의 에르메스 매장

버킨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가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에서 제품 가격을 올릴 전망입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에리크 뒤 알구에 재무 담당 부사장은 17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가격 인상이 관세로 인한 것이어서 미국 시장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 달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며 미국이 이달 초 부과한 10% 보편 관세의 여파를 완전히 상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20%의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이후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기본 관세 10%만 적용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에르메스는 관세 부과로 지금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 실적은 저조한 편이며 중국에서의 매출은 늘지 않았습니다.

에르메스의 1분기 매출은 41억 3천만 유로(약 6조 6천700억 원)로 환율 변동을 감안했을 때 7.2% 증가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치 41억 4천만 유로에는 살짝 못 미칩니다.

전 분기 18% 증가에 비해서도 증가 폭이 작아졌습니다.

에르메스의 가격 인상 계획은 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기업들도 글로벌 무역 긴장 시대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습니다.

뒤 알구에 부사장은 트럼프 관세와 관련 "아직 아무런 영향도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에르메스가 가격 결정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관세전쟁을 헤쳐 나가는 데 다른 기업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이 수요 감소로 고전할 때 에르메스는 실적 회복력을 보여줬습니다.

프랑스의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이번 주 초 예상보다 부진한 분기 매출을 발표해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프랑스 시가총액 1위 자리도 한때 에르메스에 내줬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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