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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전제품을 매달 얼마씩 내고 쓰는, 이른바 가전 구독 서비스가 사기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고 어제(8일) 자세히 전해 드렸습니다. 이 범죄를 주도한 불법 대출업자를 저희 취재진이 추적해 봤습니다.
먼저 사기 사건의 개요와 추적 과정을 김민준 기자가 자세히 전하겠습니다.
<기자>
이른바 배불뚝이.
불법 대출업자 A 씨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전제품을 구독하고 자신이 알려준 장소로 제품을 보내주면 돈을 꿔 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구독 신청을 한 가전제품은 A 씨가 섭외해 둔 집으로 배송됐다가 인터넷 판매상을 통해 '미사용 새 제품'인 양 판매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불법 대출업자 A 씨는 한 건당 수십에서 수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이 사기 범죄의 핵심, '대출업자 A 씨', 이른바 배불뚝이를 추적했습니다.
[김 모 씨/가전 보관 장소 제공자 : 그 친구(대출업자 A 씨)가 부천에 살았을 때 제가 갔었어요. (그 친구가 부천에 살았고, 지금은 김해에?) 네 김해에 있고요.]
수소문 끝에 찾아간 경남 김해에서 A 씨의 행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불법 대출업자 A 씨 지인 : A 씨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보니까 김해에. (A 씨가) 용돈도 챙겨주고 하니까 어떤 동생들이 싫어하겠습니까.]
취재팀은 A 씨가 살고 있다는 한 다세대 주택을 찾아냈습니다.
내부 복도를 비추는 CCTV, 한 배송 기사가 대형 TV로 추정되는 가전제품을 끌고 복도 끝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는 작은 소형 가전들도 들어가고, 곧 포장 박스와 쓰레기를 정리합니다.
구독 사기로 확보한 가전제품들을 자기 집으로 배송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이웃 주민 : 사다리차를 놔두고 이제 저기 창문을 이제 뜯어서 (가전제품을 옮겨요.) 한 다섯 번 정도 본 것 같아요.]
A 씨를 만나기 위해 밤늦게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취재 결과, A 씨에게 속아 가전제품 구독 계약을 맺은 사람은 110여 명.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어치 가전제품을 구독 계약한 뒤, 대출도 받지 못하고 채무만 생겨 신용 불량자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최지훈/가명·가전 구독 계약자 : 참 암담한데 그냥 빚은 갚으라고 오고 이제 저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고…]
[정재연/가명·가전 구독 계약자 : 사실 (개인)회생을 하고 있고, 그걸 제가 갚을 능력이 안 되니까… 지금 개시 결정만 2월에 난 상태고요.]
수사망을 피해 다니던 A 씨는 결국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A 씨 같은 대출업자와 공모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최재영, VJ : 김준호, 작가 : 박정선, 취재인턴 : 김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