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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안 돼" 지지자 대부분 귀가…도심 상황은

김기태 기자

입력 : 2025.04.05 12:43|수정 : 2025.04.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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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헌정사에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어제(4일) 헌재 선고 장면, 많은 분들이 숨죽여서 지켜보셨을 겁니다. 지난해 12.3 계엄 이후 큰 매듭 하나를 지은 셈인데요. 하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윤석열 전 대통령, 아직 관저에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자신의 파면 선고 장면을 관저에서 TV 생중계로 지켜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서울 한남동 관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르면 오늘 한남동 관저를 떠나서 서울 서초동 자택으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입니다.

신변 정리와 자택 정비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경우 하루 정도는 더 한남동 관저에 머물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이 인용된 지 이틀 만에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이사했습니다.

<앵커>

윤 전 대통령 파면되면서 이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이 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 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조기 대선 준비 작업에 착수했고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는 8일 국무회의를 통해 차기 대선일을 공식 지명할 것으로 보이는데, 6월 3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대선에 출마할 현직 광역자치단체 장들은 선거일 30일 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달 4일까지는 거취를 결정해야 합니다.

선관위는 어제부터 차기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오늘 오전에 확인을 해 보니까 현재까지 등록한 예비후보자는 없고, 적어도 내일까지는 변동 사항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선관위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대선 주자가 많은 상황인데 시간이 촉박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마음에 상처 입은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한 이른바 애도 기간을 며칠 가진 뒤에 경선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달 초에는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다음 주쯤에는 당내 경선 선관위를 꾸려야 합니다.

대선 출마는 물론 단체장 경력 등 지명도가 있는 주자가 많아서 경선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당내에는 있고요.

다만 대선까지 시간이 워낙 촉박하기 때문에 탄핵 여파를 수습하고 대선 전열을 가다듬는 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당부, 그러니까 옳고 그름을 떠나 이제 과거가 됐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은 갈등과 분열이 없는 국민 통합의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적었고요.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통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는 말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워낙 압도적인 후보가 있어서 국민의힘과는 상황이 좀 달라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탄핵 국면에서도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정당이라면서 외연 넓히기에도 지속적으로 나섰습니다.

상속세 공제 현실화, 근로소득세 개편과 같은 중도층을 겨냥한 세제 개편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선 출마를 위해서 당 대표직에서 조만간 사퇴해야 하는데요.

주말을 지나 다음 주 월요일 곧바로 물러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하루 정도 더 기다렸다가 대통령 선거일이 지정된 이후 사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던 사법 리스크도 일부 풀렸고요.

지난 대선 때부터 계속된 이 대표의 위치를 위협할 만한 뚜렷한 당내 경쟁자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경선이 너무 싱겁게 끝나서 흥행이 안 될 수 있다는 점은 당내 고민으로 꼽힙니다.

민주당이 대통령 파면 이후에 권한대행이 조기 대선 일을 지체 없이 공고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가 오늘 아침에 있었는데, 한 민주당 의원이 SBS와 통화에서 그런 얘기는 이전부터 원내에 있었다면서도 그 방법이 현 상황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말로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다행히 어제 우려했던 폭력 사태는 없었는데 오늘 도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에 도저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반발하는 지지자들은 있었지만, 실제로 헌재로 행진을 하거나 경찰과 충돌해서 부상당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 코리아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판결 직후에 승복한다고 밝혔고요.

일부 지지자들이 욕설 등을 하자 무대 진행자가 "폭동 일으키면 안 된다, 폭력은 안 된다"고 말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제 오후부터는 관저와 헌재 인근에 모였던 지지자 대부분이 귀가했습니다.

세이브코리아 측은 오늘 여의도 인근에 예정됐던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가 선고 이후 취소했습니다.

다만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자유통일당은 오늘 오후 1시부터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어제 전국 경찰력 100%를 동원하는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가 어제 오후 6시부터는 50% 이내 동원이 가능한 을호 비상으로 단계를 완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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