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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에 14억대 상품권 사기…치료비로 쓴 30대 실형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4.01 09:44|수정 : 2025.04.01 09:44


암 투병 중에 백화점 상품권을 싸게 팔겠다고 속여 14억 원을 받아 가로챈 뒤 치료비 등으로 쓴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5·여)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7∼10월 백화점 상품권을 싸게 판다고 속여 38명에게서 14억여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300장을 거의 절반 가격인 1천590만 원에 판매하겠다"면서 "돈을 먼저 보내주면 상품권은 2개월 뒤에 보내주겠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A 씨는 구매자들에게서 돈을 받은 뒤 직접 정가로 상품권을 사서 또 다른 일부 구매자에게는 보내줬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상품권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남자친구 B 씨에게서 510여 차례 4천1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았습니다.

A 씨는 "친오빠가 협박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데 돌아가신 부모님의 상속 문제가 해결되면 갚겠다"며 돈을 빌렸으나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10년 전부터 중고 물품 사기 등으로 벌금형만 12차례나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암 투병 중이어서 건강이 좋지 않다"며 "가로챈 돈 대부분을 치료비나 생활비로 쓰거나 상품권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기 금액이 커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은 사기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자숙하지 않고 대담하게 훨씬 더 큰 규모의 사기 범행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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