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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갖고 살아라" 깨진 병 들더니…모텔서 끔찍 감금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3.31 06:32|수정 : 2025.03.31 11:06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깨진 소주병으로 자기 손목을 그어 이별을 통보한 연인을 협박하고, 감금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 스토킹 한 30대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감금,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1)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또 A 씨에게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A 씨는 1년간 교제한 B(31·여) 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2023년 10월 3일 오전 4시쯤 원주시 B 씨의 집 앞 벤치로 나오게 한 뒤 '헤어지면 네가 보는 앞에서 죽을 테니 죄책감을 갖고 살아라'며 깨진 소주병으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그었습니다.

이로써 A 씨는 이별을 통보하면 자기 신체에 해를 가할 것처럼 B 씨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다음날인 10월 4일 오후 6시 직장에 있던 B 씨를 불러내 차를 타고 섬강 인근 주차장으로 간 뒤 B 씨가 차에서 내리려 하자 강가로 이동할 것처럼 차량 가속페달을 밟는가 하면 드라이버로 자기 허벅지를 찌를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A 씨는 '내가 쥐여주는 것으로 날 찔러, 그렇지 않으면 네가 죽을 거야'라고 말하며 원주시의 모텔로 B 씨를 데리고 가 2시간 동안 벗어나지 못하도록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달 6일과 11일 퇴근 무렵 B 씨의 직장 앞에 찾아가 기다리고, 같은 달 11일 오후 4시 38분 '이왕 연락이 닿았으면 끝을 보는 게 서로 좋겠다'며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발송하는 등 스토킹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습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깨진 소주병과 드라이버를 이용해 특수협박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범행이 집요하고 폭력적이어서 큰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나 변론 종결 후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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