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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답니껴" 산불로 영양 천연기념물 만지송 일부 훼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3.27 17:20|수정 : 2025.03.27 17:20


▲ 화마로 일부 훼손된 천연기념물 만지송

"마을 사람들이 섬기는 나무인데 우짠다니껴(어쩐답니까)…"

오늘(27일) 오후 경북 영양군 석보면 답곡리 주민 조 모(90) 할머니는 뒷산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99호 만지송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 할머니는 "내가 이 동네에 시집왔을 때도 마을의 상징으로 있던 소나무"라며 "불에 탔다는데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습니다.

이어 "만지송은 주민들이 섬기는 소나무"라며 "국가에서 가지도 쳐주고 약도 뿌리면서 관리를 했고 구경 오는 사람도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만지송이 있는 뒷산으로 오르는 길은 출입이 통제돼 접근할 수 없습니다.

만지송까지 이어진 목재 계단은 불에 탔고, 주변은 화마에 재 가루만 남았습니다.

만지송 주변 산불로 훼손된 산림(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만지송은 지난 26일 산불로 밑둥(주간)과 가지 일부가 훼손된 상태입니다.

불길이 들이닥치기 전부터 대비한 소방 당국은 6시간에 걸친 밤샘 사투 끝에 만지송을 지켜냈고, 주민들도 한마음으로 나서 잔불 정리까지 참여해 나무를 살렸습니다.

하지만 영양군 일대 산불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만지송 보존은 아직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오후에는 답곡리에서 직선거리로 8㎞가량 떨어진 입암면 양항리로 산불이 접근해 인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마을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만지송을 찾아가 치성을 드려왔다며 일부라도 훼손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만지송 아래 주택이 불에 타지 않은 것은 만지송이 마을을 지켜준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주민 최 모(82)씨는 "우리 동네 사람들한테는 중요한 나무인데 불에 좀 탔다고 하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만지송에 가서 술 한 잔 올리면 아이를 갖게 해 준다는 전설이 있어서 외지에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꼭 살렸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화마로 일부 훼손된 만지송(사진=연합뉴스)

만지송이란 이름은 나무의 가지가 아주 많고 여러 갈래로 갈라진 모양에서 유래했습니다.

수령 400년으로 추정됩니다.

1998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만지송 생육 상태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답할 수 없지만 현장 조사 결과 고사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5월 초쯤 올해 새순이 얼마나 돋는지 봐야 하고, 내년은 돼야 고사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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