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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화재로 진입 통제된 용인 흥덕IT밸리 직장인들 '발 동동'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3.27 11:28|수정 : 2025.03.27 11:28


▲ 27일 오전 흥덕IT밸리 앞

"오늘 오전까지 거래처에 보내주기로 한 메일이 있는데 사무실에 들어가질 못한다니 참 난감하네요."

오늘(27일) 오전 9시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흥덕IT밸리 1층 비상계단 앞에서 홍 모(34) 씨는 경비업체 직원이 사무실 진입을 통제하자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상 40층, 지하 3층 규모의 이 건물에서는 전날 오후 10시 50분쯤 지하 2층 주차장의 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5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불은 5시간 30여 분 만에 모두 꺼졌지만, 유독가스 배출 등을 위해 오늘 오전 현재 1층 로비를 제외한 모든 층 진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총 220여 개에 이르는 IT 관련 업체 사무실과 편의시설 등이 입주한 곳이라서 건물 앞과 1층 로비에는 100명 안팎의 직장인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거나 동료들과 통화하며 상황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로비는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찬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 다니는 이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건물 내 계측기 관련 업체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홍 씨는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하라고 공지했지만,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야 거래처에 약속한 메일을 보내줄 수 있다"며 "빨리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며 한숨 쉬었습니다.

직장인 주 모(35) 씨도 "출근해서야 불이 난 걸 알았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며 "회사에서 일단 대기하라고 하니 다른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진입 통제선 부근에는 "사무실에서 가방만 가져오겠다", "보내야 할 서류가 있다", "내일까지 꼭 마쳐야 하는 업무가 있다"며 경비업체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려는 직장인들이 계속해서 몰려왔습니다.

이곳에서는 전날 불길이 시작된 지하 2층에 주차돼 있던 차량 수십 대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늘 오전 현재 건물 안팎에서는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원 등이 오가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는 화재로 인한 연기가 여전히 남아있어 피해 차량 규모를 확인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육안으로 현장 상황을 진단하고 정확한 감식 일정과 방식을 정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건물 관계자는 "지하 2층에 주차된 차들은 상당수가 피해를 본 듯하다"며 "출근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차량 피해에 대한 문의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도 차량 피해 규모가 확인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출근 시간대 건물 지하주차장 진입이 전면 통제되면서 건물 일대 수백m 구간에는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한 차들이 거북운행을 이어갔습니다.

건물 관계자는 "오늘 오후부터 사무실 내부 진입 통제는 풀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하주차장으로는 오늘 내 진입이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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