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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홍콩 여객기에서 보조 배터리 불…소화기 대신 생수로 꺼

정영태 기자

입력 : 2025.03.21 16:23|수정 : 2025.03.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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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 중국 항저우를 출발한 홍콩항공 여객기 기내에 연기가 자욱이 번지고 승객들이 다급히 외칩니다.

[승객 : 보조 배터리인가. 아직 타고 있어요 타고 있어.]

놀란 승무원과 승객들이 연기가 나는 선반 안으로 생수를 연달아 들이붓습니다.

여객기가 이륙한 뒤. 갑자기 선반에서 폭발음이 들리며 연기와 불길이 번졌습니다.

[승객 : 사람들이 불 났다고 소리를 질러 돌아보니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수하물 선반에 불이 나 있었어요.]

승객들은 승무원들이 기내 소화기를 제때 찾지 못했고 일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승객 : 소화기. 소화기. 이건 비었어요 비었어.]

이 때문에 생수와 주스 같은 음료수를 모아 불을 꺼야 했다는 겁니다.

[승객 : 모두 물을 모아서 전달하기 시작했어요. 불이 꺼진 뒤에 또 연기가 날까 무서웠어요.]

불이 난 선반 안 속 짐은 대부분 녹아버렸습니다.

현재로선, 기내 선반 수하물 안에 있던 보조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걸로 추정됩니다.

사고 이후 여객기는 목적지인 홍콩 대신 인근 푸저우 공항에 비상착륙했습니다.

탑승자 168명은 다행히 모두 무사합니다.

[승객 : 여전히 너무 무서워요. 공중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안전착륙을 기도할 수 밖에 없었어요.]

중국 항공사는 대부분 2만 미리 암페어 이하 보조배터리를 휴대수하물로 소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1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등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취재 : 정영태,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종태, 영상출처 : 더우인 ·웨이보,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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