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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휴전 두 달 만에 파국…이스라엘 "전투 복귀"

배준우 기자

입력 : 2025.03.19 06:55|수정 : 2025.03.19 06:55


▲ 영상 연설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휴전이 발효 2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습니다.

지난 몇 주간 이어진 휴전 연장 논의가 교착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공습 후 추가 군사작전을 예고하면서 가자지구가 다시 포화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와이넷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 10분쯤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고위급 지휘관, 땅굴, 무기 저장고 등 하마스 목표물 약 80개를 동시에 타격했습니다.

이번 공격은 지난 1월 19일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발효한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됩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404명이 사망하고 562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습니다.

하마스 지휘관도 다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FP 통신은 가자지구 내무부 수장인 마무드 아부 왓파를 포함해 최소 5명의 하마스 고위급 인사가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이번 공습을 두고 "이는 시작일 뿐이고,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며 "이제부터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지만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떠넘기며 "이스라엘은 이제 하마스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양측은 애초 합의된 42일간의 휴전 1단계가 이달 1일로 만료된 후에도 휴전 연장 논의를 이어가며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양측의 입장이 줄곧 평행선을 달린 끝에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상황으로 보입니다.

백악관의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미국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은 이번 가자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 후티, 이란 등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테러하려는 모든 이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베이트하눈,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외곽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추가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휴전이 파기되고 교전 재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맹비난하며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의 휴전 중재국과 접촉하고 나섰지만 협상 테이블이 다시 가동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무방비 민간인을 상대로 침략과 대량학살 전쟁을 재개했다"며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상을 깨트리기로 결정한 탓에 가자지구의 포로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을 비난하며 휴전 협상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충격받았다"며 "휴전이 존중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방해 없이 재개되고 남은 인질이 무조건 석방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휴전 중재국 이집트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고 중재자들이 영구적 휴전 달성을 위한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고, 카타르는 이스라엘을 향해 "확전 정책이 중동에 불을 붙여 역내 안보와 안정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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