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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토지 거래 허가제가 풀린 뒤 특히 강남권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사 수요가 많은 새 학기를 앞두고 규제를 풀어서 더 그렇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서울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단지 상가입니다.
10곳이 넘는 부동산이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주변 가게 주인 : (부동산들은 다 문을 닫은 거예요?) 쉬나 봐요. 자기들이 그냥 날 잡아서 쉬어요.]
국토부와 서울시가 이상 거래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단속이 두려운 중개업소들이 문을 걸어 잠근 겁니다.
[주변 가게 주인 : 또 (현장 점검) 올까 봐, 조심하는 거지.]
문은 닫았지만 밀려드는 거래 문의에 중개사들은 여전히 분주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잠실) : 단속할 때 한 열흘에서 보름은 조심해야 돼요. (손님 오면) 인테리어 사무실 같은 데 있잖아요. 빈 사무실에 가서 좀 살짝 얘기했다가 왔다 갔다….]
근처 다른 상가도 비슷합니다.
영업 중인 일부 부동산은 내부가 보이지 않게 커튼을 쳤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잠실) : 괜히 단속 나와가지고 우리 문만 닫게 만들어. 우리들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토지거래허가제가 풀리면서 임대보증금을 승계받고 대출까지 낀, 이른바 '갭투자' 의심 거래도 지난달 부쩍 늘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대치) : (새로 팔린 건) 전세 끼고 판 거예요. 토지거래허가제가 풀렸기 때문에 팔 수 있었던….]
호가만 올랐을 뿐 거래는 많지 않다, 가격이 내린 거래도 있다던 서울시 입장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비정상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도 가능하다더니, 오세훈 시장은 지난 1주일 거래된 물량이 많이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이거는 이상 조짐이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지를 지금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렇게까지만….]
현장에서는 대출 영업이 활발하고 새 학기 이사 수요가 많은 2월에 규제를 푼 걸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대치) : (토지거래허가제를) 풀려면 5월 달에 풀지, 왜 먼저 풀어가지고 이렇게 혼란을 주느냐, 재조정 될 수도 없고 해봐야 의미도 없고….]
이런 분위기는 가계부채도 자극하고 있습니다.
2월 주택담보대출은 5조 원 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서울 일부 지역 집값 상승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은행권에 선제적인 대출 관리를 주문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