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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압박받던 MBK 결국…김병주 "사재 출연하겠다"

하정연 기자

입력 : 2025.03.16 20:32|수정 : 2025.03.1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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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습적인 기업 회생절차 신청으로 채권단과 납품업체를 어려움에 빠트린 홈플러스의 대주주, 사모펀드 MBK가 회장의 사재 출연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례적인 일이기는 한데 언제, 얼마를 내겠다,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아직 없어서 긍정 평가를 하기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기업회생신청 후 첫 공식 설명회 자리에서, 홈플러스를 소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 요구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김광일/MBK파트너스 부회장 :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돌연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방침을 담은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김병주 회장이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수장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경영실패에 대해 사재를 내놓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다만, 사재출연 액수와 방식,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단 오는 18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 긴급 현안질의 때 화살을 피하려는 용도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김 회장은 이미 출장을 핑계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상태입니다.

어차피 한국 등 아시아에서 주로 활동하는 MBK 입장에서, 이미 많은 자금을 투입한 고려아연 인수전 등 사업을 계속하려면 여론을 달랠 국면 전환 카드가 필요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홈플러스가 상거래 채권을 순차적으로 갚기 시작했지만, 아직 정산하지 못한 것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홈플러스 납품 업체 업주 : 1월 것도 아직 못 받고 있는 상황인데 리빙 잡화 쪽은 거의 다 못 받았어요. 입막음조로 그냥 지금 소상공인들 어쨌든 힘들다고 하니까 일부만 출연해주지 않을까….]

금융계에서는 채권 등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1조 원가량이 수혈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병주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지원하는지가 채권단과의 회생계획안 협상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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