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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봉황 수 놓인 치마·옥으로 꾸민 화관…특별한 옷 만나볼까

한승희 기자

입력 : 2025.03.12 11:28|수정 : 2025.03.12 11:28


궁중 여인의 복식 전시 포스터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조선시대 왕실 여성이 입은 옷을 통해 궁중의 의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립니다.

국가유산청은 경기여고 경운박물관과 함께 5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가민속문화유산 '의친왕가 복식'을 전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복식 유물을 소개하는 자리로, 의친왕가 복식은 궁중에서 입은 옷차림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왕실 여성의 예복 가운데 겉옷인 원삼과 당의, 스란치마, 화관, 노리개, 궁녀용 대대(허리띠) 등 총 6건 7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의친왕비인 연안 김씨(1880∼1964)가 의친왕의 딸 이해경(95) 여사에게 전해준 것으로, 경운박물관이 이 여사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유래가 명확하고, 착용자의 지위에 따른 궁중복식의 특징과 다양성을 보여 주는 실물 자료로 가치가 크다"고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전시에서는 화려한 색감과 문양이 돋보이는 복식 실물을 소개합니다.

넓은 소매에 색동과 흰색 한삼이 돋보이는 원삼, 9마리의 봉황을 장식한 구봉문이 남아있는 푸른빛 스란치마 등이 관람객의 시선을 끕니다.

궁중과 양반가 여성이 예복으로 착용했던 당의는 겨드랑이 아래부터 양옆이 트인 형태로, 착용자의 신분과 권위를 나타내는 용 문양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왕실 여성이 당의를 착용할 때 머리 위에 썼던 화관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 화관은 두꺼운 종이로 만든 틀에 비단, 금종이, 옥 장식 등을 붙이고 좌우에 비녀를 꽂아 장식한 것으로 왕실 여성이 예복을 입을 때 갖춰 쓴 모자로 연구 가치가 큽니다.

경운박물관에 따르면 이해경 여사는 "어머니(의친왕비)께서 화관을 오랜만에 사용하실 때 상자에서 꺼내 내인들과 함께 장식을 만들어 꿰매고 다신 기억이 난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에서는 호리병 모양의 장식이 달린 노리개, 1893년 의친왕과 의친왕비가 가례를 올릴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궁녀용 허리띠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은 의식주, 생업, 신앙 등에 관한 풍속이나 관습에 사용되는 의복, 기구, 가옥 등 우리 생활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산을 뜻합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현재 총 315건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며, 이 중 의식주 분야에 해당하는 고택과 민속마을, 전통 복식 등은 268건입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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