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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한때 화제가 됐던 필리핀 교도소 모습입니다. 감옥 바닥에 수감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좁은 복도와 계단까지 빈틈이 없습니다. 당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교도소 수용 인원이 정원의 5배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국내의 구치소와 교도소 등 교정 시설도 수용 인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무부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교정 시설 수용률은 125.3%에 달합니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125명이 갇혀 있는 셈입니다.
[주진우/국민의힘 의원 : 수용 시설이 과밀화되면 수용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혈세가 낭비될 수 있습니다. 교정 시설이 주거 지역과 너무 가까워서 민원도 제기되는 만큼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실제, 전국 교정 시설의 수용 인원은 6만 2천여 명으로, 정원보다 1만 2천 명 이상 많습니다. 법무부는,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으로 검거된 마약 사범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김태현/변호사 : 교도소가 과밀화되면 재소자들의 인권 침해 문제가 있잖아요. 그래서 실제 재소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어요. 이 과밀한 교도소 때문에 내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가 됐다. 그래서 대법원에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적이 있죠.]
수용자들이 비좁은 교정 시설 탓에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22년 대법원은 "1인당 2㎡ 미만의 공간에 수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수용자의 존엄과 가치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1인당 면적과 함께 채광 통풍 음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취재 : 채희선, 영상편집 : 이승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