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박용진 인터뷰 : "세 번, 네 번 바보되지는 않을 겁니다" [스프]

정유미 기자

입력 : 2025.03.11 13:55|수정 : 2025.03.11 14:46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리포트


스토브리그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며 당내 포용과 통합 행보에 시동을 걸었었죠. 하지만 이 대표의 이른바 ‘비명계 검찰 유착’ 발언으로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입니다. 이 대표와 손을 맞잡았던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또다시 바보가 된 것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는데요. 그 이후 예상치 못했던, 윤석열 대통령 석방이 이뤄지면서 민주당이 다시 강경 모드로 나가는 상황. 박용진 전 의원의 지금 속내는 무엇일까요?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110회에 출연한 박용진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만났던 후일담을 전하며 “3-4번 바보가 되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얘긴 무슨 의미일까요?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면, 이번에도 출마할 계획인지도 박 전 의원에게 함께 물어봤습니다. 

(아래 내용은 3월 11일 방송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스토브리그

정유미 기자 : 이 스튜디오에 진짜 진짜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 바로 인사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 : 안녕하세요.

정유미 기자 : 찾아보니까 2023년 5월에 오시고 처음이시더라고요. 그때는 심지어 저도 없었고

박용진 전 의원 : 다른 분이었어요. 윤태곤 씨는 있었고.

윤태곤 실장 : 김범주 기자.

정유미 기자 : 김범주 기자가 진행할 때, 아무튼 오랜만에 잘 오셨습니다.

박용진 전 의원 : 스튜디오가 훨씬 더 좋아졌네요.

정유미 기자 : 그래요?

박용진 전 의원 : 그때는 어색하고 그랬는데

윤태곤 실장 : 그간에 박 의원님 풍파도 많으시고.

정유미 기자 : 그러니까.

박용진 전 의원 : 정치인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이름으로 검색해 보는 거 아시죠.

정유미 기자 : 그게 루틴이에요? 모닝 루틴?

박용진 전 의원 : 비슷해요. 아침에 옛날에는 신문을 열어보고 그랬는데 요즘 인터넷 시대에 자기 이름 검색해 보기도 하고, 밤새 누가 나 욕했나 이런 걸 확인하는데 오늘 아침에 1년 전 오늘 이런 기사, 박용진 낙천.

정유미 기자 : 딱 1년 전인가요?

박용진 전 의원 : 자세한 내용은 안 봤어요. 기분 나빠서. 첫 번째 낙천인지 두 번째 낙천인지 세 번째 낙천인지는 모르겠어요.

정유미 기자 : 우리가 지금은 추억으로

박용진 전 의원 : 추억이요?

정유미 기자 : 아픈 추억도 추억이니까... 얘기하지만 그때 정말 많이들 안타까워하셨죠. 왜냐하면 그때 시기가 설암 판정이 약간 겹쳤던 거잖아요, 그렇죠?

박용진 전 의원 : 1월 말 2월 초, 설 연휴 기간에 수술을 했어요.

정유미 기자 : 티를 안 내셨던 거잖아요. 그 당시에는.

박용진 전 의원 : 약간 창피하기도 하고. 왜냐면 사람들이 '암 걸린 놈이 무슨 창피냐' 이렇게 얘기들 하시는데 '정치하는 사람이 건강관리 잘 못했구나' 이런 게 창피하기도 하고 '이 정도 압력과 고생이 마음을 흔들고 몸으로 나타나나 보다' 그렇게 되니까.

정유미 기자 : 그렇게 비칠까 봐.

박용진 전 의원 : 약해 보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극히 일부, 보좌관들도 몰랐으니까. '무슨 일정이냐' 해서 '설 연휴 기간인데 한 일주일만 쉽시다'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고 수술하고 입원하고 일주일 있었어요.

윤태곤 실장 : 돌이켜 보면 민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안팎에서 되게 논란이 많았잖아요. 말이 되냐. 1년 전이라고 하셨잖아요. 돌이켜 보면 3월 들어오면서 윤 대통령이 존재감을 뿜뿜 하면서... 대통령만 아니었으면 저는 박용진 선배는 공천을 받았을 거라고 보는데, 2월에는 분위기가 상당히 '팽팽하고 모르겠다' '민주당이 질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위기였는데 3월 되면서부터,

정유미 기자 : 저는 조금 더 놀랐던 게 경선을 세 번을 하신 건데, 때마다 다 돈을 내야 된다면서요. 경선 비용을.

박용진 전 의원 : 돈을 내라고 하더라고요.

정유미 기자 : 그래서 민주당 안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진짜 박용진 공천 주기 싫은가 보다' 이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윤태곤 실장 : 검찰이랑 짰었어요?

정유미 기자 : 질문 좋다.

박용진 전 의원 : 여러 번 죽인, 또 죽이는 발언인 거죠. 그래서 제가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되나, 진짜 고민 많았어요. 매불쇼 발언 있고 나서, 개인적으로 기분이 안 좋은데 이 일이 당내 갈등으로 격화돼 버리면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러니까 할 수 있었던 말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나만 바보 된 느낌이다' 이거였어요. 솔직한 느낌이긴 해요. 통합하자고 해서 개인적인 사사로운 감정, 이런 거 다시 생각해도 정말 싫은데 그거를 내려놓고 가서 만났고 손잡았고 '역진 불가능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서'라고 하는 나름 되게 멋있는 말도 만들어서 이야기하고 했는데 검찰 내통이라니 저렇게 얘기할 필요가 있나... 왜 저러지? 물어서 확인할 데도 없고.

한 이틀 고민하다가 개인 입장을 SNS에 냈고. 절제된 대응이어야 된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쟤는 진짜 바보인가 봐' 이런 조롱이 넘쳐나더라도 저는 절제되어야 된다. '내가 좀 바보가 돼서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으면 1년 전처럼 참아야지 뭐 어쩌겠어요?' 이런 생각이 있어요.

윤태곤 실장 : 근데 만났을 때 어떠셨어요? 제가 물어보고 싶은 게 두 분 만난 며칠 있다가 이 대표가 이 자리에 왔을 텐데 제가 이 대표 면전에서도 이야기했는데 '당신이 머리로서는 가야 할 걸 다 아는 것 같다. 근데 마음이 어떻게 되는지는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없고 또 나도 잘해야지 하다가도 사람이라는 건 또 바뀔 수가 있고' 자기도 그걸 잘 안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바뀌겠다. 근데 매불쇼 나온 걸 보고 딱 제가 그걸 느꼈거든요. 머리로는 이게 아닌 걸 아는데 뭔가 마음이,

정유미 기자 : 진심이 튀어나왔다? 

윤태곤 실장 : 진심까지는 모르겠는데 속에서 울컥?

박용진 전 의원 : 이 대표 만나고 나니까 사람들이 '그래, 진정성이 있어 보여?' 이렇게 많이 물어봐요. 그 뒤에 인터뷰할 때도 언론도 그렇게 물어보고, 제가 대답이 그거였어요. 정치인한테 진정성이 무슨 의미냐. 필요성과 절박감이지.  진정성이 보이더라, 안 보이더라는 내 주관적인 판단인 거고...  '그렇게 행동해야 될 필요성이 있어? 싫어도 해야만 하는 절박감이 있는 거야?' 그러면 하는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개인만 생각하면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게 선뜻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솔직히. 그런데 그런 필요성이 있는 거잖아요. 제 개인적으로 필요성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당의 통합의 분위기를 만들고 조기 대선이 벌어지게 될 때 '안심하세요,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갈등이나 이런 국면 때문에 내란 추종 세력들이 이기는 그런 꼴을 만들지는 않을 거예요. 힘을 합칠게요' 이런 메시지를 주는 건 정치행위를 계속하려고 하는 박용진으로서는 필요한 자세라고 저는 나름 생각한 거잖아요. 그렇게 해서 갔으니까.
스토브리그

그 메시지를 가지고 이재명 대표를 만났는데, 이재명 대표도 '당내 여러 분란, 갈등, 이런 것들을 잠재우기 위해 내가 노력을 한다' 그런 거를 보여주고 싶었겠죠. 그런 의미로 나갔으니까 그런 필요성이 있고 '또 자칫 잘못하면 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절박감이 있을 수 있겠구나' 이렇게 보는 거지 진정성은 아니에요. 진정성은 정치인들한테 별 의미가 없어요. 저는 그런 필요성과 절박감이 있다고 생각을 했고 저 역시 그랬고요. 나중에 매불쇼 발언을 보니까 '진짜 나는 바보인가?'

정유미 기자 : 현타 오셨겠어요.

윤태곤 실장 : 바보라기보다는 정유미 앵커는 진심이라고 했는데 진심하고 약간 다른 게, 저희도 느꼈잖아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필요성과 절박감이 이제는 있구나. 그리고 그때는 분위기도 좋았으니까 그랬는데 뭐라 그래야 되나. 전갈과 개구리 비유인가 그런 거 있잖아요. 강 건너주면 같이 살 수 있는데 툭 쏘아버리는 본능이랄까, 본심이랄까. 그런 걸 아직도 조금 더 다스릴 줄 알아야 되겠다.

박용진 전 의원 : 제가 개구리예요?

정유미 기자 : 설마 전갈이겠어요? (웃음)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이재명 대표 쪽이나 이재명 대표 본인이나 딱히 의원님한테 연락이나 설명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지는 않네요.

박용진 전 의원 : 네, 그와 관련한 설명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정유미 기자 : 의원님 그때 SNS 보면 마무리가 이재명 대표의 해명과 조치를 요구하시는 거였던 것 같은데, 지금 윤 대통령이 저렇게 구속 취소돼서 석방이 돼 버리면서 약간 비명계 의원들의 반발이나 요구가 묻힌 느낌이 있어요. 솔직히.

박용진 전 의원 : 그렇죠. 작은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이 국면이 지나고 나서 조기 대선 국면에서라도 다시 이 이야기들이 나올 거예요. 그때를 생각해서라도 어쨌든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되는데, 해명은 내가 이러이러한 의미로 했었는데 와전이라든지 이런 걸 본인 입으로 얘기하셔야죠. 그게 필요하고. 조치는 뭐냐 하면 박용진을 비롯해서 여러 비명계 비주류 이분들 다섯 분 보신 거잖아요. 이 얘기들을 다 들으셨을 거 아니에요. 그 얘기들에 대한 사후 조치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그냥 사진 한 장 찍었으니까 됐어, 이벤트 치르기로 끝났어, 이렇게 보이지 않을 거라면 사후 조치가 있어야 되고. 그걸 바탕으로 당내 통합, 그걸 시작으로 국민통합이 시작될 수 있을 거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정유미 기자 : 언젠가는 풀어야 될 문제 그렇죠.

박용진 전 의원 : 그럼요.

윤태곤 실장 : 그 언제도 얼마 안 남았어요.

정유미 기자 : 얼마 안 남았다.

윤태곤 실장 : 탄핵 인용되고 기각이 되든 인용이 되든 결판 나면 그게 그 언제가 언제죠.

정유미 기자 : 방금 속보 나온 게 13일 오전 10시에 감사원장 검사 탄핵 선고한다고 헌재에서 방금 발표했는데요. 원래 우리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이 14일쯤 나오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는데 어떻게 예상하세요? 미뤄질까요?

박용진 전 의원 : 사실 저는 모든 법률 전문가들이 다 여기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제가 법률 전문가도 아닌데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는 해요. 하기사 법률전문가들도 뭘 알겠어요. 지금 상황에 누가.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너무 불안해하지 마세요. 지금 이런 거잖아요. 예를 들면 범죄자가 내가 안 했다고 잡아떼는 중이에요. 너무 강력해요. 근데 변호사도 붙었어. 변호사도 '이 사람이 아닙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저거 다 가짜 증거예요' 그러나 너무 많은 증거가 있고

정유미 기자 : 국민들이 봤고.

박용진 전 의원 : 너무 많은 증인들이 있고 너무 많은 관련자들의 증언이 있어서 이 부분을 묻히고 없었던 일로 가고 싶어 하는 범죄행위자 상황과 지금 똑같다. 윤석열 대통령 상황은. 본인은 임시 고발용 이렇게 얘기하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들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하는 게 분명하고요. 저는 혹여 늦어질까 걱정은 있어요.

정유미 기자 : 선고가 뒤로 계속 밀린다.

박용진 전 의원 : 선고가 늦어질까 봐 걱정이긴 한데 적어도 헌재 재판관들이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자기를 추천해 준 사람들이나 기관이 어떤 의미로 추천을 해줬는지를 떠나서 손톱만큼의 애국심과 평생을 먹고살았던 법률적인 상식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할 거다. 결론을 내릴 거다. 8대0일 거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8 대0으로 가면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점점 더 늦어지게 된다. 그럼 그 8명은 나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생각해요. 적어도 당신은 나만 생각했어라고 힐난을 평생 들을 거냐, 아니면 정말 나라를 생각하는 결정을 했구나 하는 그런 평가를 받을 거냐를 지금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정유미 기자 :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민주당이 약간 불안해 보이는 느낌이 있는 게 왜냐하면 오늘부터 광화문으로 나간다, 천막 투쟁한다... 집회는 물론 그전부터 나갔고. 어제 아예 의총이 끝나고 우리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발표를 했더라고요. 어젯밤에. 의원들 단식 농성도 물론 김경수 전 지사는 며칠 전부터 시작을 했습니다만... 이런 부분들은 국민들이 볼 때 민주당이 좀 불안한가, 이렇게 느낄 수도 있지 않나요?

박용진 전 의원 : 일단 황당한 상황인 거잖아요.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대통령이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딴 사람처럼 퍼레이드를 하더만요. 난 서울구치소 앞에서 퍼레이드 하는 거 처음 봤어.

윤태곤 실장 : 양심수들은 많이 했잖아요.

박용진 전 의원 : 퍼레이드는 안 했지, 기자회견을 했지.

정유미 기자 : 그나마 어퍼컷은 안 해서 다행이라고. 

박용진 전 의원 : 나중에 하려고 그랬나 봐. 이런 꼬락서니를 보고 있자니 속에서 천불이 나죠. 국민들은. '근데 제1야당 민주당 뭐 하는 거야'라고 하는 다그침이 있는 건 맞아요. '정신 똑바로 안 차려' 이렇게 있으니까 민주당으로서 뭔가를 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은 사실 입법부가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지금 입법부가 하고 있는 게 아니고 민주당이라고 하는 정치단체가 정당이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고 뭐를 보여주긴 해야 되니까 비정치적인 정치적 액션을 하는 거죠. 비입법적인 정치적 액션, 그거를 해서 국민들의 광장의 분노와 불안을 대신해 주고 있는 걸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액션 중인 거예요.

정유미 기자 : 토요일 날 윤 대통령 풀려나고 일요일 날 바로 나온 메시지가 이제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카드였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스토브리그

박용진 전 의원 : 바로 요즘은 산수 시대잖아요.

정유미 기자 : 시간, 날 수.

박용진 전 의원 : 법원도 숫자를 더하기 빼기를 하고, 언론과 국민의힘은 이게 몇 번째 탄핵이냐.

정유미 기자 : 30번째라고.

박용진 전 의원 : 저는 민주당으로서는 선택해야 될 일인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광장의 분노와 민심을 대변하고 싶으면 탄핵을 하는 거고요. 그게 아니라 조기 대선을 생각하면 자제하는 거고요.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도 없고 제가 한다고 말이 맞지를 않으니까. 그런 선택을 이재명 대표가 해야 되고 민주당의 의원들이 하셔라, 뭘 해도 잃는다. 어떤 선택을 해도 잃는 게 있고 어떤 선택을 해도 얻는 게 있다 알아서 하시라.

정유미 기자 : 예전에 의원 시절에는 우리 의원님 말씀 많이 하시는 분이셨으니까 만약에 지금 상황이었으면 어떤 의견 내셨을 것 같아요?

박용진 전 의원 : 박용진이 1년 전에 컷오프 되지 않고 지금까지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현재 국회의원이면 저는 신중론이죠. 왜냐하면 곧 조기 대선 있는데, 심우정을 탄핵했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될 사람이에요. 그래서 해야죠. 근데 실익이 있나에 대한 고민을 했을 거예요. 들어봤을 거예요, 탄핵을 하자고 하는 분들의 얘기를. 근데 그 실익이 방금 말씀드렸던 광장의 민심과 분노를 대신하는 것이라면 그래 그것도 따져볼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심우정은 이번에 한 걸로 탄핵과 관련된 어떤 걸 할 수 있느냐. 혹은 내란죄와 관련된 컨트롤을 할 수가 있느냐에 대한 고민은 좀 해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마 신중론 입장이었을 거예요.

윤태곤 실장 : 아까 큰 걱정하지 마시라 그랬는데 큰 걱정을 안 하면 조기 대선으로 가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 건 어떻게 보세요? 이게 조국혁신당 쪽에서 띄워서 제가 볼 때는 김부겸, 김경수, 김동연, 이런 분들은 긍정적인 것 같은데, 이른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박용진 전 의원 : 조국혁신당에서 제안한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를 않았습니다. 그걸 전제로 말씀을 드리면, 시간상의 한계는 분명히 있겠다, 이런 생각이 있어요. 근데 저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의 경선, 그리고 이건 민주당 경선을 벗어나서 이른바 범야권의 단일경선을 하자는 거잖아요. 단일화를 만들자고 하는 건데 역동성이 가미되는 거면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너무 뻔한 경선일 거잖아요. 지난번에 이재명 대표하고 둘이 봤을 때에도 비공개 과정에서 얘기를 전했고 이후에 제가 오픈을 했는데 경선 룰과 관련된 당내 이견과 의견을 많이 반영해 주라, 그리고 그걸 좀 하시라 했거든요. 그렇게 하겠다, 근데 지금 국면이 아직 탄핵도 안 됐는데 이 얘기를 한다고 그러면 밖에서 어떻게 볼지에 대한 걱정은 있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러면 비공개로 하면 되죠. 특히나 민주당 안에 경선에 출마하려고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 어떤 걸 반영하면 좋겠는지 의견을 취합하는 그리고 필요하면 한번 비공개로 모이는 정도의 대리인들을 그렇게 해서 경선 기간이 짧으니까 그 얘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조치가 없길래 사후 조치를 하시는 게 어떠냐라고 모방송에서 얘기를 하고 나갔더니 매불쇼발로 이렇게 나갔더라고요. 그래서 바보인가.

정유미 기자 : 지난 대선 때랑 같게 간다는 것 같아요. 지금 분위기는

박용진 전 의원 : 그렇죠. 그렇게 되면 큰 의미 없이.

정유미 기자 : 어대명까지는 모르겠지만 어후명 정도는 되겠네요.

윤태곤 실장 : 제가 아주 현실적으로 볼 때 오픈 프라이머리가 별 의미가 있나 싶어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민주당하고 조국혁신당 등등에 어차피 밀착감이 되게 높았었고 합쳤을 때 시너지 효과가 있느냐. 제3자가 볼 때는 '원래 자기들 식구 아니었어?'라는 느낌도 있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옥중에 있어서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해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유의미한 후보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나머지 분들은 다 어차피 민주당 소속이잖아요. 근데 이걸 억지로 오픈 프라이머리다 하는 것도 좀.

박용진 전 의원 : 또 하나 전제는 그러면 다 모일 거냐, 야권이 글쎄요. 정의당의 경우는 제가 듣기로 원외정당이긴 하지만 방송 토론 초청 대상이라는 거 아니에요. 정의당으로서는 혼자 돋보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죠.

윤태곤 실장 : 중도우파 전략을 쓰니까 빈 공간을 차지할 수 있다.

박용진 전 의원 : 정의당의 지도부와 성향은 레프트윙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는 거니까

정유미 기자 : 야권의 정당들마다 약간 또 생각이 다를 수 있겠네요.

박용진 전 의원 : 생각이 다르고 지금쯤이면 논의가 뜨거워야 되는데 아아아 하고 예예예 하고 이러고 있으면 탄핵인용 되는 순간부터

정유미 기자 : 준비, 시작인데.

박용진 전 의원 : 그러니까 어렵죠.

정유미 기자 : 조기 대선이 열리면 출마 가능성은 열어두고 계신 거예요? 의원님. 우리가 어떻게 정리하고 있으면 돼요? 얼마 전에 방송 보니까 나가신다는 건가,저는 약간... 

박용진 전 의원 : 지금 난 나가겠다 안 나가겠다 분명히 하신 분이 몇 분이나 있습니까? 왜 저한테만 그렇게.

정유미 기자 : 예를 들면 김동연 지사나 김경수 전 지사는,

박용진 전 의원 : 뉘앙스지 뉘앙스.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다들 이순신이 된 분위기잖아요.

윤태곤 실장 : 여야 통틀어서 두 명이에요. 제가 볼 때 이준석 홍준표.

정유미 기자 : 그건 대놓고 말하는 건. 그다음에 우리가 대놓고 말 안 해도 누가 봐도 나갈 것 같은 분들이... 

윤태곤 실장 : 쭉 있죠.

정유미 기자 : 쭉 있잖아요. 지난 출마 경험도 있으시고 하니까. 어떻게 빼놔요? 포함해요? 어떻게 해요? 

박용진 전 의원 : 그게 중요한 거예요. 출마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별로 안 급해요. 게다가 지난번에 제가 거의 준비를 1년 넘게 했고, 경선 기간이 몇 달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더울 때부터 시작해서 추울 때 끝났으니까 꽤 길게 했고... 코로나 때였기 때문에 더 그런 시간이 길었고요. 이번에는 길면 3주 짧으면 2주,

정유미 기자 : 경선 기간.

박용진 전 의원 : 준비할 것도 없고 사실은 어떤 입장과 어떤 태도로 내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혹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상황이 계속 변하는 거잖아요. 내가 헌신해야지 하다가 지금 그럴 때가 아닌 것 같은데 계속 바뀌고 있고. 최근에 이재명 대표가 얘기했던 K-엔비디아 후속 작업으로 나온 국부펀드,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박용진이 했었던 얘기고. 대한민국의 안보정책 중에 되게 중요한 모병제, 그리고 남녀평등 복무제 박용진이 준비했었고. 지금에 와서야 뜨겁게들 사람들이 반응하고 있는 국가전략 산업들에 대한 고민, 2차 전지, 그다음에 바이오, 반도체, 다 제가 그때 이미 얘기하고... 

정유미 기자 : 자료가 이렇게 빠방하게 있으시군요.

박용진 전 의원 : 책으로도 냈어요. 다 제 머릿속에 있고, 같이 했었던 사람들 지금도 있기 때문에 그거를, 지금도 필요한 얘기들은 계속해서 하고 있는 중이니까. 결정적으로 할 건지 말 건지에 대한 고민은 진짜 그 임박해서 해도 준비에 큰 차질은 없다.

정유미 기자 : 자신감으로 읽힙니다.

윤태곤 실장 : 뭐가 정리가 되는 느낌이 아니라 원래 이 대표도 탄핵이 인용이 되고 자기 2심이 되면 개헌이나 이런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때가 되고 이른바 비주류라고 하는 분들도 그때를 기점으로 한번 해보겠다가 돼 있는데, 지금 이 분위기라면 윤 대통령 만약에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이분이 불구속 상태에서 있는 거잖아요. 입과 몸이 자유롭잖아요. 밖에서 자기 재판받으면서 하면 또 제가 이재명 대표 입장이라면 '우리가 이럴 때가 아닙니다. 하나로 뭉쳐야 됩니다' 그럴 것 같거든요. 그게 비주류가 처하는 어려움인 거죠.

박용진 전 의원 : 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난리 난 집은 민주당 내 비주류가 아니고 국민의힘이에요.

정유미 기자 : 안 그래도 국민의힘 얘기로 넘어가 보려고요.

박용진 전 의원 : 진짜 어떻게 하면 좋아요.

정유미 기자 : 국민의힘 원래 윤 대통령이랑 우리가 항상 처음부터 '손절하셔야 됩니다. 손절하셔야 됩니다.'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타이밍이... 계속해서 오히려 더 가까워지고 있잖아요.

박용진 전 의원 : 악몽의 시작이죠.

정유미 기자 : 악몽의 시작?

박용진 전 의원 :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악몽이 시작됐어요. 몸 상태는 멀쩡한데 머릿속에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지 않을까. 당장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의원, 이런 분들은 하늘이 날 버리나 이런 느낌 이런 게 있을 거예요. 그리고 국민의힘 전체적으로 이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거든요. 어떻게 해야 대통령 선거를 생각하느냐 제가 아까 그랬잖아요. 우리도 선택할 수 있다. 시원하게 분노를 대변할 거냐 심우정을 탄핵하고 심우정만 탄핵해? 최상목도 있고... 

정유미 기자 : 그 얘기도 실제 나왔고요.

박용진 전 의원 : 서른하나 서른둘 서른셋 쭉 가도 돼요. 그렇게 하면 조기대선에 도움이 돼? 차기 권력을 세우는 데 도움이 돼? 신중하게 고민해 보자는 게 제 입장인데, 국힘 쪽은 그런 신중론이 있을 자리가 없어요. 지금은 김치찌개 드시고 조용히 계신다고 하는데 근데 느닷없이 광장 나와서 어퍼컷 두어 번 하고, 나를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하고 내 후보는 저 사람이다 얘기하고 전광훈도 만나서 악수하고 이렇게 돼버리면,

정유미 기자 : 왠지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박용진 전 의원 : 그럼요. 그럼요.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일들을 너무 많이 보여주신 분이라서 그렇게 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진짜 내가 수렁으로 가고 있구나, 그러면서도 여기저기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허우적허우적하면서 수렁을

정유미 기자 : 끌려간다.

박용진 전 의원 : 그다음에 윤석열 대통령한테 끌려 다니다가 탈진 상태로 병원에 실려간다.

정유미 기자 : 석방 환영, 기각을 기대하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업된. 국민의힘이 그런 분위기인데 지금 머릿속은 이미 악몽이 시작됐다.

박용진 전 의원 : 악몽이 시작됐다 이렇게 보고요. 결과도 뻔하다. 근데 그걸 안다 자기들이. 마치 마취 없이 생니를 뽑아야 되는 상황하고 똑같은. 근데 알아, 자기는 이게 얼마나 아프고 힘들고 결과가 어떨지를 아는데 웃으면서 그걸 해야 되는 상황.

정유미 기자 : 혹시 대선 이후, 국민의힘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일부는 대선은 지더라도 차후에 당권이나 당내 패권을 위해서 그렇게 움직인다면 그분들한테는 악몽이 아닐 수도 있지 않아요? 

박용진 전 의원 :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 당의 꼬락서니가 계속 그렇게 가면 저는 새로운 보수정당, 혹은 이준석, 이런 사람들한테 길 깔아준다고 저는 봐요. 대선 결과도 황당하게 나올 수도 있고요.

정유미 기자 : 황당한 대선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저렇게 계속 윤 대통령과 같이 가면

박용진 전 의원 : 네. 지난번은 새누리당이 박근혜를 버리고 탄핵에 대한 일정한 그걸 하고 그다음에 당도 세력이 분산되면서 표가 흩어졌거든요. 흩어져서 안철수를 찍거나 당시에 안철수, 유승민 이런 분들을 찍었던 표들이 지금 국민의힘이 분당되지 않고 모여 있다고 그래서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까 윤심 후보를 찍을까? 최종 선거에서 그렇게 할까?' 아니요. 그렇지 않을 걸요. 그거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 보수적인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을 찍을 거예요. 국민의힘 후보가 그런 사람이 되면 흩어지지 않겠지만, 국민의힘 바깥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그러면 그렇게 될 거예요.
스토브리그

윤태곤 실장 : 저는 여러 번 말했지만 국민의힘 분들이 탄핵되면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 초선의원들한테 가스라이팅이라 그래야 되나 그러잖아요. 근데 따지고 보면요. 5년 만에 대선 이겼어요.

정유미 기자 : 그렇죠.

윤태곤 실장 : 그것도 되게 정말로 생각해 보면 황당한 일이거든. 그렇게 국정 운영 잘못해서 책임지고 탄핵되고 감옥에 가고 그 뒤에 당이 아수라장이었지 않습니까. 몇 년간. 그러다가 4년 만에 2021년 재보선 때부터 회복해가지고 혼란 3년 회복 2년이었던 거죠. 탄핵 이후에도.

박용진 전 의원 : 그때도 회복기로 들어서는 결정적인 이유가 탄핵의 강을 건너자라고 하는 목소리가 분명해졌을 때였던 거예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