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부담에 항고 포기…'미리 포기' 비판도

<앵커>

하루를 훌쩍 넘기면서 고심을 거듭한 검찰은 윤 대통령 석방을 결정하면서, 불복 절차인 항고는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헌법에서 정한 '영장주의원칙' 등을 고려했다는 건데, 여현교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법원 결정이 나온 뒤 하루가 지나도록 장고를 거듭하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결국,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대해 항고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검사는 7일 이내에 '즉시항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이라면 검찰이 즉시 항고하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 집행도 정지됩니다.

즉시항고로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 때까지 윤 대통령을 석방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간 비슷한 취지인 구속집행정지 결정이나 보석 결정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조항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만일 검찰이 즉시항고한다면, 윤 대통령 측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걸로 전망됐는데, 이 경우 구속 취소를 결정했던 재판부가 또다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상황. 이런 점들을 놓고 검찰 내부에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수본은 항고를 포기하며 "헌재 결정 취지와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속취소와 관련해선 헌법재판소 판례가 없는데 즉시항고를 미리 포기했다는 비판도 법조계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 구속 기간을 '날'로 계산해온 검찰 방식을 뒤집고, 이번 대통령 사건만 이례적으로 '시간'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건 향후 형사 절차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단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구속 기간 산정 방식과 관련해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