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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같이 소중해요" 강원 접경지역 초등학교 나 홀로 입학식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3.05 08:47|수정 : 2025.03.05 08:47


▲ 전국 대부분 학교가 새 학기를 맞이한 4일 강원 접경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신입생 이 모(7) 군이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입학증을 받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신입생은 물론 모든 학생이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살피겠습니다."

2025학년도 새 학기를 시작한 4일 강원 한 초등학교에서 신입생을 맞이한 교장선생님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전교생을 향해 환영사를 말했습니다.

부모님, 누나와 함께 학교에 도착한 이 모(7) 군은 밝은 모습으로 입학식이 열리는 도서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이 학교는 오늘 나 홀로 입학식을 열었습니다.

신입생이 1명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담임선생님과 선배 누나, 형들은 1학년이 된 이군에게 미소와 박수를 건네며 입학을 축하했습니다.

이군은 함께 유치원을 다녔던 누나, 형들과 장난을 치며 미소를 연신 지었습니다.

학교는 장학 증서와 예쁜 운동화, 트레이닝복을 선물하며 막내의 첫 등교를 환대했습니다.

나 홀로 입학식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걱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올해 전교생이 18명입니다.

올해는 1·3학년과 3·5학년의 학급을 통합해 복식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이는 강원 시골 마을 소규모 학교 대다수가 겪는 어려움입니다.

교실로 향하는 어린이들
시골 동네에 갓난아이 울음소리는 뚝 끊겼고, 귀농인 대부분은 고령자로 신입생과 전학생 모시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결국 특성 있는 교육과정·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으로 도심에서 신입생을 끌어와야 하는데 먼 곳으로 자녀를 보내도록 학부모 마음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내년에는 6학년 6명이, 2028년에는 4학년 4명이 졸업하는데, 신입생은 모시기 힘드니 전교생이 10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며 "농어촌유학 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으면 힘들 수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여길 포함 해 도내 학교 곳곳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44곳(분교 포함)이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했거나 1명만 받았습니다.

도내 초등학교 학급 수는 지난해보다 72개 줄었고 학생 수도 같은 기간 6만 5천746명에서 6만 2천32명으로 3천714명이 감소했습니다.

도내 학생 수 감소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도 교육청이 작성한 '2025∼2029학년도 중장기 학생 추계'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생 수는 지난해 14만 2천981명에서 올해 13만 9천174명으로 1년 동안 3천807명(2.66%) 감소했습니다.

이는 도 교육청이 지난해 전망한 학생 수 변동 추세를 완전히 뒤집은 수치입니다.

도 교육청은 1년 사이 초등학생이 1천873명 줄어드는 대신 중·고등학생이 1천888명 늘어 올해 학생 수가 작년보다 15명 증가한 14만 2천996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 수는 예상보다 1천803명 더 줄었고 1천888명 늘어날 줄 알았던 중·고교생 수도 오히려 176명 감소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출생 여파로 초등학생 수가 큰 폭으로 떨어져 2027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5만 7천964명까지 떨어져 6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도 교육청은 학령인구를 늘리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학급당 학생 수를 사회적 요구에 맞춰 적정 수준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이 느끼는 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지만, 충분한 교원 수급과 시설 여건 마련이 관건입니다.

다만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정원과 신규 임용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계획을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도 교육청은 교육 특례 제정을 통한 추가 교사 정원 확대, 농촌 유학 활성화, 강원형 자율학교 확대 등을 추진해 학생 유출을 막고 교육을 통한 정주 인구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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