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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칩, 싱가포르 거쳐 중국으로?…"경로 조사 중"

박재연 기자

입력 : 2025.03.04 14:27|수정 : 2025.03.04 14:27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을 통해 엔비디아 반도체가 중국으로 유입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4일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산 컴퓨터 서버가 자국을 거쳐 다른 국가로 유입된 정황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 전날 밝혔습니다.

카시비스와나딴 샨무감 싱가포르 법무부 장관은 예비 조사 결과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와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서버가 싱가포르에 들어온 뒤 다시 말레이시아로 수출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문제는 말레이시아가 해당 서버의 최종 목적지인지, 또 다른 국가로 갔는지 여부"라며 "현재로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싱가포르 경찰과 세관은 지난달 27일 반도체 통관과 관련된 22곳을 급습해 9명을 체포했습니다.

당국은 이 중 싱가포르인 2명과 중국인 1명을 서버 공급 업체 등에 대한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이들이 2023∼2024년 수입한 서버의 최종 사용자가 신고 내용과 달랐고, 다른 곳에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술도 허위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최근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으로 세계에 충격을 던진 중국 딥시크가 미국 수출 통제를 우회해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를 확보했다는 의혹과 연결돼 주목받았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지를 통해 중국에 조직적으로 밀수된 정황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딥시크 AI에 중국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반도체가 사용됐는지 조사에 돌입했고, 싱가포르에도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도 가차 없이 '관세폭탄'을 퍼붓는 가운데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각국도 미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 반도체의 중국 우회 수출 의혹 규명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샨무감 장관은 "국내법을 위반하거나 다른 국가의 수출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이용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다시 강조했습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베트남 진출을 신속히 허가하겠다고 1일 밝혔습니다.

위성 인터넷 공급업체에 대한 외국인 소유 제한을 뒀던 베트남 정부가 입장을 뒤집은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태국도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에탄과 사료용 원료 수입 확대 방침을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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