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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50만 명이 봤다…"함께 훈련, 이게 오픈소스 힘"

홍영재 기자

입력 : 2025.03.02 20:53|수정 : 2025.03.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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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가 소프트웨어 설계도를 공개한 곳은 바로 허깅페이스라는 세계 최대, AI 플랫폼이었습니다. 이 허깅페이스가 사람의 말을 로봇의 동작으로 변환하는, 로봇용 AI 기초 모델을 오픈소스 형태로 처음 공개했습니다.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이런 방식을, 왜 선택한 건지 홍영재 기자가 연구 담당자를 단독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봐 피규어들 여기로 와볼래?]

2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물건 정리를 부탁합니다.

[이 물건들을 처음 봤겠지만 어디에 놓는 게 맞을지 생각해 보고 협동해서 정리해줘.]

그러자 한 로봇은 냉장고 문을 열어 사과를 넣고 다른 한 로봇은 식품을 건넵니다.

지난해 오픈 AI와 협업해 사람의 지시를 따르는 로봇을 공개했던 미국 휴머노이드 업체 피규어가 자체 AI 모델을 개발했다며 공개한 영상입니다.

메타와 오픈AI,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도 이렇게 말이나 문장을 이해한 뒤 주변 상황을 인지해 작업을 수행하는 시각·언어·행동 모델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만, 큰 비용을 들인 만큼 소프트웨어의 설계도, 즉 소스코드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허깅페이스가 로봇용 AI 기초 모델을 처음으로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했습니다.

허깅페이스는 세계 최대 AI 모델 플랫폼으로, 이 사이트에는 딥시크와 같은 오픈소스 AI 모델만 143만 개가 등록돼 있습니다.

허깅페이스의 로봇개발담당 수석연구원 레미 카덴에게 오픈소스로 공개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레미 카덴/허깅페이스 로봇 과학자·테슬라 로봇 '옵티머스' 개발 : 테슬라라면 그들은 밤낮없이 일하죠. 하지만 우리 오픈소스 커뮤니티에는 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버그를 찾아내고, 수정하며, 디자인을 개선하죠.]

로봇용 AI 모델을 공개한 뒤 불과 2주 만에 전 세계에서 약 50만 명이 이 모델을 조회했고, 약 1천 명이 모델을 직접 활용하며 훈련시켰는데 이런 게 오픈소스의 힘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자본력이 없으면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 GPU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레미 카덴/허깅페이스 로봇 과학자·테슬라 로봇 '옵티머스' 개발 : GPU가 많으면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다른 측면이나 더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며 결국 사람들은 연산 능력에만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적은 AI 칩으로도 챗GPT 수준의 생성형 AI를 개발한 중국 딥시크를 예로 들며, 이제는 로봇 분야에서도 오픈소스 방식이 더 큰 진보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레미 카덴/허깅페이스 로봇 과학자·테슬라 로봇 '옵티머스' 개발 : 만약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그들은 더 이상 리더로 남아 있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깅페이스의 오픈소스 전략이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더할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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