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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일장기 위에 덧그리고 불에 탄 귀퉁이…국회에 걸린 이 태극기의 사연

조지현 기자

입력 : 2025.02.28 15:05|수정 : 2025.02.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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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관 외벽에 3.1절 106주년을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한눈에 봐도 오랜 시간 사연을 품은 듯한 이 태극기는 보물로 지정된 '진관사 태극기'입니다.

진관사 태극기는 지난 2009년 서울 북한산 기슭, 진관사의 칠성각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습니다.

부처님을 모신 불단 안쪽 벽체에서 한지로 둘둘 말린 물건이 나왔습니다.

한지 속에는 태극기로 감싼 항일 신문 10여 점이 들어 있었습니다.

'태극기'라는 시가 실려 있는 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을 비롯해 1919년 6월부터 12월 사이 발간된 항일 지하신문이 함께 발견돼 이 태극기는 3.1운동이 일어나고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태극무늬는 소용돌이 형태이고 건곤감리 4괘 중 감과 리의 위치가 지금의 태극기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왼쪽 윗부분은 불에 타 손상됐고 곳곳에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어 3.1운동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관사 태극기는 특히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해 항일의지를 극대화한 점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진관사 태극기가 국회 본관에 걸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일장기 위에 덧그려진 태극기로서 일제에 대한 저항과 독립운동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단순한 태극기가 아니라, 조국 독립을 향한 강한 의지를 담은 역사적 상징"이라고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또 "그동안 국회는 공식적으로 제헌절 기념행사만을 해왔지만 이번 3.1절에는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등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자 한다"며 "임시정부 수립까지 이어진 3·1 만세운동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고 "국회가 적극적으로 계승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본관의 진관사 태극기 현수막은 3.1절 이틑 날인 3월 2일까지 게시됩니다.

(취재: 조지현 영상편집: 이승희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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