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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화폐 다시 찬바람…이번 달 시총 1천200조 증발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2.27 12:13|수정 : 2025.02.27 12:13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랠리를 펼쳤던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이번 달 들어서만 시가총액 1천200조 원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가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달 1일 3조6천200억 달러(약 5천212조 원)였던 전체 가상화폐 시총 규모는 최근 코인 가격 급락 여파 속에 이날 한때 2조7천500억 달러(약 3천959조 원)로 떨어졌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고점 당시 시총의 24%가량인 8천700억 달러(약 1천252조 원)가 줄어든 것입니다.

전체 시총 규모는 한국시간 이날 오전 11시 35분 기준 2조8천300억 달러(약 4천75조 원)로 낙폭을 일부 만회한 상태입니다.

시총 1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44%, 일주일 전보다 12.56% 내린 8만4천654달러 수준입니다.

최근 30일간 가상화폐 시총 변화를 보면 스테이블 코인이 2천129억 달러(약 306조 원)로 2.96% 늘어난 반면 비트코인은 16.05% 줄어들어 1조6천900억 달러(약 2천433조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2위 이더리움 시총은 25.28% 줄어든 2천851억 달러(약 410조 원)였고 기타 알트코인들의 시총 합계는 29.11% 감소한 6천189억 달러(약 891조 원) 정도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상화폐 시장은 친(親)가상화폐 기조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속에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가상화폐 규제를 주도했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교체 등 일부 긍정적인 발표가 있었지만, 가상화폐 관련 행정명령에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비축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부부 이름을 딴 밈 코인까지 나오면서 시장 신뢰가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했던 밈 코인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사기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주 바이비트 거래소에서 발생한 15억 달러(약 2조1천억 원) 규모 이더리움 해킹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했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제 상황도 가상화폐 투자에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5일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상품 출시 후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이상이 빠져나갔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미 대선 이후 이들 ETF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 가격이 9만7천 달러 수준인 만큼 해당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13억 달러(약 1조8천억 원) 수준이라고 추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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