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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업 신입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2.27 07:47|수정 : 2025.02.27 07:47


▲ 'G밸리 중소기업 지원사업 통합설명회'
'G밸리 중소기업 지원사업 통합설명회' (사진=금천구 제공, 연합뉴스)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5천만 원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대기업 신입사원의 연봉이 너무 과하다", "이 정도 연봉은 받아야 한다" 등 각종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 삼성, SK, 현대차그룹, 롯데, 두산 등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에 걸맞은 연봉을 신입사원이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나라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이 세계 최고 수준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상위권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국가별 물가 수준, 생활비, 사회보장제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은 일본보다는 높고 미국, 영국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 수준은 지난 1월에 나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우리나라 대졸 초임 분석 및 한일 대졸 초임 비교' 보고서에 잘 나와 있습니다.

2023년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해 대기업의 정규직으로 신규 입사한 대졸 이상, 34세 이하를 모두 충족하는 근로자의 연 임금 총액을 분석했습니다.

임금 총액은 2023년 기준으로 34세 이하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이 받은 정액 급여에 특별급여(정기상여·변동상여)를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됐습니다.

이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연 임금 총액)은 초과급여 제외 시 연 5천1만 원, 초과급여 포함 시 연 5천302만 원으로 5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전체 사업장의 대졸 정규직 초임 평균 3천675만 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입니다.

500인 이상 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일본 대기업(1천 인 이상)보다도 많았습니다.

양국 비교는 29세 이하 대졸 상용직 신규 입사자의 임금 총액(초과급여 제외)을 분석 대상으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5만 7천568달러(8천270여만 원)로 일본 대기업(3만 6천466달러.5천230여만 원)보다 57.9% 높았습니다.

대졸 초임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분석에서도 대기업끼리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26.5% 포인트나 앞섰습니다.

경총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금액 기준이나 1인당 GDP 대비 수준에서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대기업들이 우수 인력 확보 경쟁 과정에서 대졸 초임을 일률적으로 높게 설정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대 대기업만 놓고 보면 정규직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더 올라갑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취업포털사이트, 블라인드 등의 자료에 따르면 세전 기준으로 정규직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천900만~7천만 원 수준, 현대자동차가 5천500만~7천만 원 수준, LG전자가 6천만~7천만 원 수준, LG화학이 6천여만 원 수준, 기아가 5천500만~7천만 원 수준, 삼성SDI가 4천100만~7천만 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대기업의 정규직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기업 실적이나 경제 상황 등에 따라 변동되기도 하고 성과급이나 복리후생 등의 포함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세전 기준으로 기본적으로 5천만 원에서 7천만 원 사이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처럼 지난해 기준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5천만 원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중소기업 초임인 3천200만 원 대비 35% 높은 수준입니다.

다른 주요국들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업종별로 다를 수 있지만 일반 대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세전 기준으로 미국은 대졸자 평균 연봉이 5만 1천여 달러(7천300여만 원), 독일이 5만여 달러(7천100여만 원), 프랑스가 3만3천여 달러(4천700여만 원) 수준입니다.

캐나다는 4만 2천여 달러(6천여만 원), 영국은 4만 5천여 달러(6천 400여만 원), 호주는 3만 6천여 달러(5천 100여만 원), 싱가포르는 3만여 달러(4천300여만 원), 일본은 2만 8천여 달러(4천여만 원) 정도로 파악됩니다.

이를 볼 때 우리나라 대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프랑스보다 높고, 미국과 독일보다는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각국의 생활비, 세금, 복지 혜택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금액 비교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수 있지만 기본적인 자료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전 세계적으로도 상위권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대 이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비 상승, 인재 확보 경쟁 심화, IT 및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 노동시장 변화 및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 요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대기업을 산업별로 보면 IT·반도체 업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고급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을 대폭 올리고 있습니다.

전통 제조업인 현대자동차와 LG화학 등도 신입사원 연봉 인상에 동참했으나 IT·반도체 업계에 비해 상승 폭은 다소 낮아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업과 유통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신입사원 연봉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부 기업은 상여금을 통해 보완하는 추세입니다.

성과 연계 보상이 증가하는 것도 추세입니다.

많은 대기업이 성과에 따라 연봉을 결정하는 체계를 도입했으며, 특히 신입사원의 기본급 외에 성과급 비중이 증가하는 것도 주목됩니다.

연봉 구조의 유연성이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는 구성원에게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 1천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초과이익분배금(PS) 1천%와 특별성과급 500% 등 총 1천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천%)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성과 등을 연계해 PS를 지급해왔습니다.

KB국민은행 노조와 사측은 '2024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임금인상률 2.8%, 성과급 250%(월 기준임금 기준)+200만 원' 선에서 합의를 이뤘습니다.

최근에는 연봉뿐만 아니라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 주거지원 등 복지제도를 포함한 총보상도 강조되는 추세입니다.

최근 대기업 신입사원들은 급여 외에도 장기적 커리어 개발, 기업의 사회적 가치 등을 고려해 직장을 선택하는 성향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취업을 앞둔 우리나라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목표는 단연 대기업이었습니다.

비누랩스 인사이트가 지난해 9월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통해 취업을 희망하는 3~4학년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 기업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70.2%(복수응답 허용)가 연봉을 꼽았습니다.

이어 적성에 맞는 직무(52.6%), 조직문화(33.6%), 근무 지역(30.2%)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는 절반 가까운 49.6%의 응답자가 삼성을 꼽았습니다.

2위는 네이버(28.8%)가 차지했고, 현대차·기아와 SK가 각각 23.8%, 23%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7월 인크루트는 구직 중인 전국 대학생 962명을 대상으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130개사 중 일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했더니 삼성전자(8.1%)가 1위였는데 선택한 이유로는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 제도'(39.7%)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24.4%)이 가장 많았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네이버(7.2%), 카카오(5.5%), 현대차(4.7%), CJ ENM(3.3%), 아모레퍼시픽(3.2%), CJ 제일제당(3.0%), 대한항공(2.9%), SK하이닉스(2.5%), LG전자·에쓰오일(2.0%) 순위였습니다.

여성가족부가 낸 '2024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청소년이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이 29.5%로 가장 많았고 국가기관(17.9%), 공기업(16.1%), 자영업(12.7%) 순이었습니다.

2021년 조사 때와 비교해 국가기관, 공기업,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감소했으나, 대기업과 전문직, 자영업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 2천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대기업(20.4%), 중견기업(19.0%), 공기업(17.8%), 정부(16.2%), 중소기업(11.9%), 벤처·스타트업(7.0%) 순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 최고의 직장은 어딜까?

지난해 10월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1위)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2위)에 밀렸습니다.

미국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4위에 올랐고, BMW그룹과 델타항공, 에어버스, 이케아, 레고그룹, IBM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는 22위,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타이완 TSMC는 218위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총 24곳이 선정됐습니다.

KB금융그룹(11위)을 포함해 신한금융그룹(92위), 기아(108위), IBK기업은행(123위), 현대차(137위), 네이버(148위), SK그룹(153위), LG(171위)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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