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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이후 9개월 만에 '시진핑 민영기업 좌담회(시좌회)' 개최
2월 1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여한 민영기업 좌담회가 열렸다. 2024년 5월 이후 9개월 만에 열리는 회의이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시점에 열리는 회의라서 참석 기업과 개최 목적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정부가 2021년 '공동부유론'을 새로운 국정 아젠다로 내세운 이후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의 플랫폼 기업, 부동산 기업, 교육 기업 같은 민영기업들은 공동부유를 저해하는 '공공의 적' 1호로 규제 대상에 올라 4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의 내수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증시와 부동산 시총이 절반 가까이 사라지면서 중국의 소비 심리가 최악으로 내려가자 중국 정부는 2024년 9월부터 모든 규제를 풀고 내수 부양에 올인했다. 그 효과로 4분기 들어 PMI를 비롯한 단기 경기 지표가 50 이상으로 올라섰고 증시도 반등했고 부동산 기업의 매출액도 12월에 4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중의 2라운드 무역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에 시진핑의 민영 스타 기업을 불러 모아 좌담회 형식의 '민영기업 궐기대회(?)'를 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작년 12월의 경제공작회의와 이미 끝난 31개 지방성 정부의 양회의에서 2025년 경제 정책 기조는 내수 올인으로 5%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6.7.8.9(세수의 50%, GDP의 60%, 기술 혁신의 70%, 고용의 80%, 기업 수의 90%를 민영기업이 담당) 경제'라고 하는 중국 민영기업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5세 유니트리 CEO부터 81세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까지 참석
중국은 회의를 해도 참석자, 자리 배치, 발언자까지 주도면밀하게 계획해서 한다. 그래서 참석자도 중요하지만 참석자의 배경, 자리 배치, 발언 순서에 담긴 숨은 의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진핑이 참석하는 회의에 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상무위원이 주최하고 당 서열 2위인 리창 총리, 6위인 딩쉐상 국무원 부총리도 참석했다. 7명의 상무위원 중 과반이 참석했다는 것이 이 회의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민영기업의 참석자들은 CCTV, 신화사의 보도에 따르면 17명이다. 2025년 중국의 신년 축제 프로그램에서 로봇 칼군무를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로봇 회사인 유니트리(Unitree Tech)의 CEO인 35세 왕싱싱부터 81세인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까지 다양했다. CEO 연령을 보면 30-40대가 4명, 50대가 8명, 60대가 3명, 70대가 1명, 80대가 1명이다.
17개 기업 중 본사 위치를 보면 시진핑이 당서기를 했던 저장성 출신 기업이 5개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북경이 4개, 심천이 3개, 상하이가 1개였다. 참석 기업이 영위하는 업종 역시 농업부터 위성까지, 땅에서 하늘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17개 기업 중 발언을 한 기업은 6개로 화웨이, BYD, 신시왕, 웨이얼, 유니트리, 샤오미 기업의 CEO들만 발언을 했다. 6개 발언 기업 중 신시왕을 뺀 5개 기업은 모두 테크 기업들이었다.
중국의 'BAT'라고 불리는 3대 인터넷 업체 중에서 바이두는 초대받지 못했고,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2020년 10월 상하이 금융포럼 설화 사건 이후 처음으로 대외적인 모임에 얼굴을 드러냈다. '시좌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바이두의 주가는 2일 연속 급락했다.
주목할 것은 1월 20일 딥시크 AI 모델을 출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딥시크(DeepSeek)의 량원펑 CEO가 발언자들과 같은 맨 앞줄, 그것도 중국 인터넷 업계의 양대 거물인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바로 옆에 자리를 했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민영기업 CEO 좌담회는 어떤 신호를 보낸 걸까?
이번 좌담회는 아주 잘 사전에 계획된 것이고 중국 정부가 향후 정책에서 어떤 방향을 보일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회의였다. 서방 세계로 치면 '고위급 민간기업 심포지엄'인데, 과학기술 혁신, 산업 고도화 등에 초점을 맞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신구 기업가들이 다 모였다.

이번 좌담회 참여 기업 목록을 주의 깊게 분석하면 디지털 경제를 대표하는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완부터 하드웨어 기술 분야의 화웨이, 샤오미, CATL에 이르기까지 중국 국가 경제의 거의 모든 중요한 부문을 포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통산업인 농업 업그레이드의 대표 기업인 낙농유 제품의 페이허(Feihe)부터 신시왕그룹을 비롯해 AI의 딥시크(DeepSeek), 로봇의 유니트리 테크놀로지(Unitree Technology), 상업위성의 갤럭시 에어로스페이스(Galaxy Aerospace)까지 최첨단 기술 기업까지 들어있다.
이번 참여 기업의 업종을 보면 신에너지, 인공지능, 로봇공학, 상업용 항공우주 등 전략적 신흥 산업의 대표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 분야에 정책의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좌담회에서 6명의 기업가들의 연설은 무작위로 배열된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선택된 것이다. 화웨이의 런정페이는 과학기술 자립의 국가 전략을, BYD의 왕촨푸는 신에너지 자동차와 같은 녹색산업의 방향을 대표한다.
90년대에 태어난 유니트리의 왕싱싱은 새로운 세대의 기업가와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대표하고, 농업왕 신시왕의 리우용하오는 중국 인민의 민생생계 보장과 농업 산업 업그레이드를 대표하고, 웨이얼 반도체의 위런롱은 반도체 및 기술병목 산업을 대표하고 샤오미의 레이쥔은 소비자 가전과 지능형 제조의 통합을 대표한다.
이 6명의 기업가들의 발언은 현재 경제 발전의 주요 영역을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중점을 두는 미래 개발을 위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좌담회에 등장한 기업 중 하이라이트는 많은 젊은 기업가들의 출현이다. 유니트리의 설립자인 왕싱싱은 1990년에 태어났으며 참여 기업의 CEO 중 가장 젊은 35세다. 2016년에 설립된 유니트리는 민간 로봇 분야가 주 사업인데, 고성능 4족 보행 로봇의 소매 판매를 시작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