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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4·3 당시 정뜨르 비행장, 현재 제주공항에서 18년 전 발굴된 유해 2구에 대한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어져서 가족들과 다시 만나기까지는 75년이 걸렸습니다.
4·3 유해 신원 확인의 과제까지, 안수경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4·3 당시 헤어진 아버지가 흰 보자기에 싸여 돌아왔습니다.
지난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으로 끌려가 행방불명된 지 75년 만입니다.
섯알오름에서 희생당한 줄 알았던 아버지, 하지만, 유해는 제주공항에 묻혀 있었습니다.
4살 때 아버지와 헤어진 아들은 북받치는 감정에 울음을 터트립니다.
[김광익/故 김희숙 씨 아들 : 아버지를 고향 땅에 묘를 만들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아버지를 보고 싶었던 마음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어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지난 1948년 제주 출신 9연대 소속 군인들이 희생될 당시 함께 행방불명된 강정호 씨도 이번에 가족을 찾았습니다.
조카의 채혈로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4·3의 광풍은 강 씨는 물론 부모님과 큰형, 둘째 형의 목숨마저 앗아갔습니다.
[강중훈/故 강정호 씨 조카 : 그렇지만 그 사연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하소연 못 하고, 숨기며 살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수습된 4·3 희생자 유해는 419구, 이 가운데 147명만이 이름을 되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유가족 채혈이 희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지만, 아직 참여하지 않은 유족들도 상당해 보다 적극적인 동참도 요구됩니다.
[오영훈/제주자치도지사 : 하루빨리 제 이름을 찾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직계와 방계 유족의 추가 채혈을 적극 독려하겠습니다.]
4·3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가족 채혈은 8촌까지 가능합니다.
이런 적극적인 유가족 채혈과 함께,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JIBS 안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