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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에 4천억 원대 손배소 제기

이태권 기자

입력 : 2025.02.25 11:11|수정 : 2025.02.25 11:11


▲ 고려아연 CI·영풍 CI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이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4천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영풍은 오늘(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최 회장과 노진수 부회장, 박기덕 사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 3명을 상대로 회사에 4천5억 원을 배상하라는 주주대표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영풍은 최 회장 등 경영진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등을 통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습니다.

영풍은 먼저 최 회장이 이사회 승인도 없이 사모펀드 운용 경험이 전혀 없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에 2019∼2023년 5천600여억 원을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전체 운용자산 약 6천억 원 중 고려아연 출자금 비중이 87%에 육박하는데, 이는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회장과 중학교 동창인 최 회장의 사적 관계가 투자 배경이 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들은 현재 1천억 원 이상의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며, 고려아연 자금이 100% 가까이 투자된 하바나1호 펀드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이례적으로 높은 관리 보수를 지급하고 최소 수익률에 대한 조건도 없이 수익금을 높게 분배하기로 하는 등 최 회장이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습니다.

영풍은 또 최 회장 등 경영진이 2022년 미국의 신생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천800억 원에 인수한 것도 문제가 크다고 봤습니다.

영풍은 이그니오가 2021년 설립된 신생 회사에 불과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으나 경영진이 이를 알고도 초고가로 인수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그니오 인수 과정에서 사모펀드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에게 설립 초기 자본의 100배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이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며 인수 배경과 기존 주주들과의 관계에 의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영풍은 최 회장의 처 인척이 운영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고려아연이 수십억 원 규모의 인테리어 계약을 몰아준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요구를 넘어 고려아연 경영의 정상화와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에 책임을 지우고 주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고려아연·영풍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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