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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비판에…젤렌스키 "나토 가입과 대통령직 교환"

곽상은 기자

입력 : 2025.02.24 21:11|수정 : 2025.02.2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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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큰 상처를 남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작 그 협상에서는 빠져 있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대서양 조약기구, 즉 나토에 가입한다면 당장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습니다. 안보 보장에 대한 절박함을 표현한 건데 하지만 러시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미국도 사실상 부정적입니다.

곽상은 특파원의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전쟁 발발 3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엔 확고하고 지속적인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며, 그 절실함을 이렇게 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평화를 이루기 위해 자리를 포기해야 한다면, 저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직을) 나토 가입과 교환할 수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며 자신을 비난하고 정권교체를 부추기자, 안보 보장만 이뤄진다면 대통령직은 당장이라도 포기하겠다고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나토 가입은 러시아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조건으로 미국 또한 동조하고 있어 현실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미국이 별도의 안전 보장 조치 없이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으로 5천억 달러의 기금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바이든 정부의 초당적 합의로 무기를 지원받은 걸 이제 와 '채무'처럼 다루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10세대에 걸쳐 빚을 갚도록 하는 문서엔 서명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광물협상에는 "진전이 있다"면서, 약탈적이란 평가를 받는 협상을 이어가는 복잡한 속내를 이렇게 내비쳤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협정 체결을) 강요받고 그것 없이 할 수 없다면 아마 체결해야 할 것입니다.]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협상이 이번 주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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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곽상은 특파원과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제 4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데 현재 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 중입니다.

13만㎢가 넘는 면적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일부 영토를 확보하긴 했지만, 점유 면적은 480여 ㎢ 정도에 불과합니다.

러시아는 어제(23일)도 드론 267대를 동원해 최대규모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종전협상 논의가 진행될수록 양측이 영토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움직입니다.

<앵커>

사실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전 세계가 바라고 있는데 현재 건강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도 메시지를 냈더라고요.

<기자>

네, 폐렴으로 위중한 상태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병상에서 미리 준비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교황은 3년을 넘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모든 인류에게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에 연대를 표한 뒤 평화를 위한 기도도 당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사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파리와 보스톤 등 서방 주요 도시들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지금 종전 협상이 미국과 러시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그 주변 유럽 나라들은 좀 소외된 모습이던데 그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스페인, 북유럽 국가 총리들이 전쟁 3년을 맞아 대거 키이우를 찾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국 노선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다음 달 6일에는 유럽연합 긴급 정상회의도 소집됐습니다.

유럽연합은 미국 없는 안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지출 확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오늘과 27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스타머 영국 총리가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외교전에도 나섭니다.

유럽마저 배제하는 트럼프의 협상 방식을 두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아시아 동맹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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