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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에 번질라…메마른 산 떨게하는 태풍급 바람 온다

입력 : 2025.02.24 20:39|수정 : 2025.02.2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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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었던 겨울의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따뜻해지는 건 좋은데 걱정되는 건 산불입니다. 올겨울 특히 더 건조했던 동해안 지역엔 이미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번 주엔 이맘때 대형 산불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태풍만큼이나 강한 바람, 양간지풍까지 예보돼 있어서 일대가 비상이 걸렸습니다.

G1 방송 모재성 기자입니다.

<기자>

산 한쪽이 검게 변했습니다.

나무에는 그을음이 생겼고, 바닥에 타고 남은 재가 가득합니다.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산 위쪽으로 번졌지만, 빠른 헬기 투입 등으로 1시간 여 만에 진화했습니다.

산불이 났던 장소 바로 옆에도 낙엽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이 메마른 낙엽이 장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겨울임에도 강원 곳곳에 산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정선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30헥타르를 잿더미로 만들고 18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올 들어 강원도에서 12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반 토막 난 강수량과 강한 바람 때문입니다.

[김승룡/강원자치도 소방본부장 : 고온 강풍이 겹쳐서 오는 산림 화재는 사람이 끄기 힘듭니다.]

특히 동해안은 초긴장입니다.

지난 4일부터 건조특보가 발효된 데다, 이번 주에는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한 바람까지 예보됐습니다.

남고북저형 기압 배치에 주로 발생하는 '양간지풍'인데, 봄철 동해안에서 발생하는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박유정/강원지방기상청 예보과 : 태백산맥의 경사를 타고 내려오면서 온도가 높아지고 속도가 증가하면서 고온 건조한 강풍으로 불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양간지풍은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산림 당국은 임야 주변 쓰레기와 부산물 소각을 자제하고, 화목 보일러 불씨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정석 G1방송, 디자인 : 이민석 G1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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