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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느는 중국…"이혼 기념 촬영까지 유행"

조지현 기자

입력 : 2025.02.24 13:44|수정 : 2025.02.24 14:08


최근 중국에서 전문 사진사를 고용해 부부의 이혼 과정을 기록하는 문화가 유행이 되고 있다고 봉면신문 등 중화권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상하이의 사진사 즈웨이는 지난해 말 '이혼 촬영' 주문 한 건을 받았습니다.

주문 내용은 어느 부부가 이혼 수속을 담당하는 지방 민정국에서 출발해 함께 산책하고 대화한 뒤 작별을 고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달라는 것이었는데, 영상과 사진을 포함한 패키지 가격은 1천800위안(약 36만 원)이었습니다.

즈웨이가 촬영을 마치고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하자 다른 이혼 부부들의 주문이 잇따랐습니다.

즈웨이는 "고객 대부분은 여성이고 연령은 30∼35세"라며 "지금은 이혼 촬영으로 나를 찾는 고객이 웨딩·프러포즈 촬영보다 훨씬 많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사진사 샤오자오는 이혼 촬영 고객들이 오지 않게 하려고 가격을 50% 높여 불렀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부부는 "이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미래의 우리가 그간 왔던 길을 돌아볼 때 흔적도 필요하니 더 품위 있게 만들고 싶다"며 샤오자오를 설득했다고 합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혼 사진사'가 이혼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즈웨이는 "주문받기 전에 이혼 이유를 파악하는데 가족이 지지해주지 않거나 경제적 사유가 있어 평화롭게 헤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고객이 촬영 중 매우 슬퍼하는 경우가 있어 신혼부부의 행복한 순간을 찍는 것보다 그런 상심한 표정을 찍는 게 훨씬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객이 재결합하기 위해 찾아오면 반값 혜택을 준다"며 "이혼 촬영 고객의 취소는 더욱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이혼 커플은 전년보다 2만 8천 쌍, 1.1% 늘었고 혼인신고 건수는 4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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