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단독] 기억 못한 복명, 조용한 철수…"방 폭파" 707단장 해명 (풀영상)

김수영 기자 , 최재영 기자 ,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입력 : 2025.02.20 19:58|수정 : 2025.02.21 08:29

동영상

<앵커>

비상계엄 때 국회에 출동했던 707 특수임무단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내용, 저희가 어제(19일) 단독으로 전해 드렸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김현태 특임단장은 저희 취재진에게 실제 운영했던 대화방이라며 그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김 단장은 국회의원의 진입을 막으라고 한 건, 헬기 안에서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그 대화방에 그대로 적어둔 거라고 말했습니다. 김 단장이 밝힌 해명을 지금부터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첫 소식, 김수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김수영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46분.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은 특임단 지휘부 약 30명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 '문 차단 우선' 등을 지시했습니다.

이때는 김 단장이 헬기에 있었고, 국회 착륙 3분 전이었습니다.

김 단장은 당시 지시에 대해 SBS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 헬기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 23시 33분에 (곽종근 전 사령관) 전화를 받으면서 거기서 말씀하시는 것을 까먹지 않으려고 복명(명령을 따르는) 차원에서 이제 그 방에  남긴 건데….]

다만 '의원 차단' 지시를 대화방에 공유한 건 맞지만, 헬기에서 복명했던 내용은 SBS 보도 전까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 그 뒤에 텔레그램 방에 보시면, 제가 내부에 진입하지 말고 외곽 봉쇄만 하자 이런 남긴 것 있잖아요. 그거는 이제 본연에 처음 출발할 때 받은 임무였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것만 생각나서 일단 뭐 봉쇄한 다음에 전화하면 또 지침 주겠지, 이런 생각으로 아예 기억을 못 하고 있었어요.]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지난해 12월 10일, 국방위) : 그 당시에는 국회의원님들을 막아야 하고 이런 걸 지시받은 바 없기 때문에….]

헬기에서 자신이 받아서 내린 명령을 그동안 잊고 있었다는 주장인 건데, '의원 진입 차단'을 안 했다 해도 계엄군의 출동 목적과 관련해, '의원'에 대한 지시가 실재했다는 점은 그날의 진실 규명에 중요해 보입니다.

김 단장은 3일 밤 11시 30분에는 '공포탄, 테이저건으로 외부 접근 세력 차단'이란 지시도 대화방에 공유했는데, 이 역시 헬기 이동 중 받은 사령관의 전화 지시를 옮겨 적은 거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강경림)

---

<앵커>

저희 취재진은 김현태 단장에게 국회에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방법을 확인하고 있다는 단체대화방의 글이 무슨 의민지도 물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김 단장은 국회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방법을 뜻한 거라고 해명했는데, 그럼 당시 상황은 실제로 어땠는지도 짚어보겠습니다.

이어서 최재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최재영 기자>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것 확인 예정'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지 10분쯤 지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11분.

707 특수임무단의 작전과장이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올린 글입니다.

시점상, 707 요원들이 국회 본관 지하 1층을 단전시킨 때와 겹치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이전이라, 추가 작전을 준비한 거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현태 707 특임단장은 SBS에, '조용한 루트로 들어간다'는 건, '국회에서 나오는 철수 루트'를 의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태 : 나가라고 해서 바깥쪽에 오래 기다려야 하니까 조용하게 좀 있을 수 있는 루트를 이야기한 거고, 이동 루트를 말한 건데.]

이런 해명 이후, "'사령부가 철수용 버스를 보내기 위해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당시 글을 올린 작전과장이 기억해냈다"고 김 단장은 추가로 전해왔습니다.

그런데, '조용한 루트 진입' 언급이 대화방에 등장한 지 4분 뒤.

김 단장은 707 요원들과 함께, 국회 본관 지하 1층의 연결통로로 의원회관으로 이동하기 시작해, 의원회관 도착 후 다시 나와 본관 정문으로 돌아왔습니다.

본관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가면서, 무슨 이유에선지 의원회관을 들러 빙 돌아간 겁니다.

계엄 선포 전인 3일 낮, 비상등 켜고 위병소 통과, 대형버스 소집, 밤 9시까지 여러 차례의 회의 같은 대화방에서 포착된 긴박한 움직임은 평소에 하는 훈련의 일환이었다고 김 단장은 설명했습니다.

[김현태 : 10시 30분 전화받고 알았고, 그전에는 전부 다 비상 출동 태세 점검 훈련이었어요. 훈련을 위한 조치들이고…]

3일 오후 5시 30분, 준비 완료라고 대화방에 공유됐던 발열식량과 물은 계엄 작전이 진행된 국회로 옮겨졌던 걸로 보입니다.

김 단장 설명이 맞는다면, 계엄 여부를 모른 채 준비했던 훈련 물품을 가져갔던 얘긴데, 명확한 규명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김한길)

---
 
<앵커>

김현태 특임단장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계엄 상황이 끝난 뒤에 폭파했다고 말했습니다. 특임단은 계엄 당시 SNS 단체대화방이 있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만든 적이 없다고 밝혔었는데, 이것 역시 거짓 해명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김태훈 기자>

SBS가 입수한 707 특수임무단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는 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 47분까지, 12시간 넘는 시간 동안, 특임단 지휘부 약 30명의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계엄 선포 전 상황, 계엄 작전 내용, 부대 복귀 과정 등이 상세히 기록된 겁니다.

김현태 특임단장은 SBS에,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보안이 위배 되지 않는 범위에서 의사소통 목적으로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김 단장은 특히 "계엄 당일, '비상출동태세 점검 훈련'이 있었다"며 "이어서 계엄이 발령돼 출동하면서 그날은 별도의 방 개설 없이 평소 사용하던 주요직위자의 텔레그램방을 활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 말 그대로 주둔지에 남아 있는 우리 부단장부터 참모들하고 정말 주요 직위자들한테 그냥 공유하는 차원의 그런 방이지….]

지난해 12월 4일 새벽, 부대로 복귀한 뒤, "보안담당관의 제안으로 해당 방을 폭파하기로 했고, 자신이 먼저 방을 나갔다"고 김 단장은 설명했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 오히려 그 텔레그램 방이 있으면, 기억이 더 잘 날 것 같아 가지고 그걸 찾고 있었는데, 다 (방을)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어제(19일) SBS 보도와 관련해, 김 단장은 해당 대화방은 "실제 자신들이 운영했던 방"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12월 3일과 4일, 계엄 관련 SNS 단체대화방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보낸 데 대해서 707특임단은 지난달 12일, "계엄 관련 소통 목적으로 SNS 대화방을 생성하지 않았다"는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기존의 SNS 대화방을 이어서 사용했다는 점을 이용해, '생성은 안 했다'고 눙친 건데, 뭔가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강경림)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