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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용한 루트로 들어간다' 해놓고 국회 철수?

최재영 기자

입력 : 2025.02.20 19:55|수정 : 2025.02.21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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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취재진은 김현태 단장에게 국회에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방법을 확인하고 있다는 단체대화방의 글이 무슨 의미인지도 물어봤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김 단장은 국회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방법을 뜻한 거라고 해명했는데, 그럼 당시 상황은 실제로 어땠는지도 짚어보겠습니다.

이어서 최재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것 확인 예정'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지 10분쯤 지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11분.

707 특수임무단의 작전과장이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올린 글입니다.

시점상, 707 요원들이 국회 본관 지하 1층을 단전시킨 때와 겹치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이전이라, 추가 작전을 준비한 거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현태 707 특임단장은 SBS에 '조용한 루트로 들어간다'는 건, '국회에서 나오는 철수 루트'를 의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태 707 특임단장 : "나가라고 해서 바깥쪽에 오래 기다려야 되니까 조용하게 좀 있을 수 있는 루트를 이야기한 거고, 이동 루트를 말한 건데."]

이런 해명 이후, "'사령부가 철수용 버스를 보내기 위해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당시 글을 올린 작전과장이 기억해 냈다"고 김 단장은 추가로 전해왔습니다.

그런데, '조용한 루트 진입' 언급이 대화방에 등장한 지 4분 뒤.

김 단장은 707 요원들과 함께, 국회 본관 지하 1층의 연결통로로 의원회관으로 이동하기 시작해, 의원회관 도착 후 다시 나와 본관 정문으로 돌아왔습니다.

본관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가면서, 무슨 이유에선지 의원회관을 들러 빙 돌아간 겁니다.

계엄 선포 전인 3일 낮, 비상등 켜고 위병소 통과, 대형버스 소집, 밤 9시까지 여러 차례의 회의 같은 대화방에서 포착된 긴박한 움직임은 평소에 하는 훈련의 일환이었다고 김 단장은 설명했습니다.

[김현태 707 특임단장 : "10시 30분 전화받고 알았고, 그전에는 전부 다 비상 출동 태세 점검 훈련이었어요. 훈련을 위한 조치들이고…"]

3일 오후 5시 30분, 준비 완료라고 대화방에 공유됐던 발열식량과 물은 계엄 작전이 진행된 국회로 옮겨졌던 걸로 보입니다.

김 단장 설명이 맞는다면, 계엄 여부를 모른 채 준비했던 훈련 물품을 가져갔던 얘기인데, 명확한 규명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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