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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 참가 망설임에서 우승까지…"나도 몰랐던 내 모습 발견했다" [스프]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입력 : 2025.02.23 09:00|수정 : 2025.02.23 09:00

[더 골라듣는 뉴스룸] '스테이지 파이터' 우승자 무용수 최호종


최호종 더골룸1
무용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 우승자 최호종 씨는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 출신인데요, 무용수들이 선망하는 단체인 국립무용단을 그만둔 이유, 그리고 '스테파'에 참가하게 된 계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는 스테파 출연 제안을 받고도 5~6개월 동안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였다고 하죠. 왜 그렇게 망설였을까요? 최종적으로 참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또 스테파 경연 과정에서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춤에 인생을 건 최호종 씨의 진솔한 이야기 들어보세요.
 

김수현 기자 : 저는 사실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하실 때 공연을 많이 본 것 같아요. 그러면 언제까지 활동하셨던 거예요?

최호종 무용수 : 제가 23살에 들어가서.

김수현 기자 : 최연소 입단이었다면서요, 그게?

최호종 무용수 : 네. 그리고 작년 중순까지 이렇게 함께하게 되어서 총 8년 차 정도 진행을 했습니다.

김수현 기자 : 그래서 부수석까지 하셨다고. 국립무용단 정말 들어가기 어려운 단체거든요.

최호종 무용수 : 네 맞습니다. TO가 그렇게 자주 나지 않는.

이병희 아나운서 : 그런데 <스테이지 파이터> 때문에 (국립무용단에서) 나오신 거예요?

김수현 기자 : 어떻게 국립무용단에서 나오신 거예요?

최호종 무용수 : 원래 국립무용단을 다니면서도 다양한 춤을 추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쌀>이라는 단체도 중간에 만나게 되고. '앞으로 저답게 무용수로서,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국립무용단 퇴단 1년 전에 '이 무용단에서 충분히 많이 배웠고 무용수로서의 태도, 소양, 전통을 대하고 거듭나는 좋은 경험들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그다음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넥스트 스텝을 밟아야겠다'라고 결심하고 1년 동안 퇴단할 마음의 준비를. 단원들에게 말을 안 하고 단장님과 중요 간부들에게만 말씀을 드리고 1년 동안 천천히 퇴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스테이지 파이터> 출연 제의가 들어왔고 5, 6개월에 걸쳐서 고민하다가 결국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댄싱9>이라는 프로그램을 20살, 21살 때 보았었어요. 훌륭한 무용수분들이 그런 방송을 통해서 주목을 받으니 '나도 더 실력을 갖추게 되고 언젠가 기회가 생긴다면 저런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많이 기다리다가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잊고 살아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정말 희한한 타이밍에 제의가 들어오게 된 거죠.

최호종 더골룸1
이병희 아나운서 : 그런데 왜 이렇게 고민하셨어요? 5, 6개월 동안 바로 결정 안 하시고?

최호종 무용수 : 그때 제가 하고자 하는 예술의 방향이 너무나 확고했고요. 국립무용단에서 나온다는 것도 엄청난 용기인 만큼 저의 목적이 분명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이 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맞나? 경쟁이라는 압박 속에서 잘 견딜 수 있을까?' (제가) 그렇게 용맹하지는 않거든요. 그런 고민들이 굉장히 많았고 결국 최종적으로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지, 그리고 제가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내가 이러한 일도 했었다'고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일인지. 모든 일을 할 때 그런 생각을 되짚다 보니까 고민을 오래 하게 된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 결심을 하게 된 거는 '내가 이 방송에 좋은 소재가 되어야겠다. 춤을 잘 추는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라 좋은 자세, 좋은 마인드, 좋은 태도로 임하는 선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출연에 대해 마음이 확 열리게 되더라고요. '여기를 통해서 무언가를 얻어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여기서 좋은 소재가 되어서 무용에 대한 인식을 조금 더 넓히고 좋은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런 목적으로 무용단에서 나왔으면 희생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결심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말이) 너무 길었죠.

김수현 기자 : 아닙니다. 너무 공감이 가는 말씀을 해 주셔서요. 그렇게 고민 끝에 시작하셨는데, 사실 무슨 계급, 전쟁 이러면서 엄청 경쟁 치열하고 (사람) 떨어뜨리고 막 그랬잖아요. 그런 거 겪으면서는 어떠셨어요?

최호종 무용수 : 일단 제가 경쟁을 좀 많이 주저하기도 하고 '다른 방향이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도 많이 했는데요. 막상 제가 현장에 처하고 나니까 '아, 내가 경쟁을 너무 즐기는구나. 나 경쟁하는 거 좋아하는구나' 그걸 느끼게 되는 지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이 경쟁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때 저는 즐기고 있는 순간이 몇 번 있다 보니까 그때서야 저 자신을 알게 된 거죠.

그렇다고 너무 쌈닭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쟁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분명하게 있기 때문에, 경쟁의 순기능이나 좋은 영향력들을 많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수현 기자 : 프로그램이 굉장히 긴 장정이었는데 그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셨어요?

최호종 무용수 : 기억에 남는 순간은 굉장히 많지만 제가 안무를 올릴 수 있었던 퍼블릭 미션이 아무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때 사실 '쌀' 공연이랑 맞물렸거든요. 그래서 스케줄적으로 굉장히... 퍼블릭 미션 연습하고, 공연 리허설 하러 가야 되고, 공연도 해야 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양측 다 퀄리티를 절감하지 않는 좋은 퍼포먼스를 제공하고 싶어서 굉장히 많이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단기간 내에.

제 노력뿐 아니라 그때 함께했던 윤혁준 무용수, 김현준 무용수, 김영국 무용수, 김종철 무용수가 너무 딱 집중해서 저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라고. 우리가 다 따라가겠다고. 저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되게 용기를 많이 얻었고. 제가 늘 후배들한테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은데 그 순간에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순간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김수현 기자 : 그때 그 공연이 LG아트센터에서 했던 공연 말씀하시는 거예요?

최호종 무용수 : 그거는 '킬'이라는 공연이고. 그때 맞물렸던 거는 '베타'라는 저희 정기 공연이었습니다.

김수현 기자 : 그럼 '킬'에는 참가는 안 하셨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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