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금 사자" 쏠림 현상…국내 금값, 해외보다 20% 비싸졌다

김관진 기자

입력 : 2025.02.15 09:11|수정 : 2025.02.15 09:11


▲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모습.

국내 금 투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인 'KRX 금시장'의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비싼 상태가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어제(14일) 오후 1시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은 16만 8천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8%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은 1g당 13만 5천 원대로, 괴리율(가격차)이 약 24%에 달했습니다.

국내에서 KRX 금시장을 통해 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해외보다 금을 20% 이상 웃돈을 주고 산 셈입니다.

장 마감 시점에는 국내 가격이 소폭 내려앉아 괴리율은 20.13%로 축소됐습니다.

국내 금 현물 가격과 국제 시세가 20% 이상 벌어진 것은 2014년 KRX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입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원화마켓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급등할 때 '김치 프리미엄'이 생기는 것처럼, 금도 국내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동일한 현상을 겪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거래소는 KRX 금시장의 금값 괴리율이 6% 이상일 때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냅니다.

거래소의 괴리율 공시는 이달 4일 이후 매 거래일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ACE KRX금현물'도 이달 들어 괴리율이 1% 이상인 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ACE KRX금현물'은 KRX 금시장을 기준으로 운용됩니다.

ETF의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ETF의 실시간 기준가격(순자산가치·iNAV)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로, 괴리율이 양수인 경우는 ETF 시장가격이 실제 ETF가 담고 있는 투자대상 자산의 실시간 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ACE KRX금현물' ETF는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ETF 괴리율 초과 공시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투자 ETF의 괴리율이 1%를 넘어서면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합니다.

지난 5일 'ACE KRX금현물' ETF는 괴리율이 2.15%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해당 ETF 운용사인 한투운용은 괴리율이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자 공시와 별도로 투자자들에게 안내문을 올리고 "최근 국내 금 투자 수요의 증가로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금 시세 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시세와 실제 자산 가격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 현물 가격 괴리율이 상당한 경우 국제 시세가 변하지 않아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은 형태가 동일해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되기 좋은 자산이기 때문에 괴리율의 평균 회귀 경향이 강하다"며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 충격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으니 국제 금 현물 또는 금 선물로의 교체를 권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