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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 장벽' 북, 35년 전 회담에선 "민족의 수치…허물라" 열변

김수영 기자

입력 : 2025.02.13 11:34|수정 : 2025.02.13 11:34


▲ 1990년 1월 31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 개최 모습

최근 남북을 '적대적 2국가'로 규정하며 비무장지대(DMZ)에 장벽을 설치하고 있는 북한이 과거엔 한민족임을 강조하며 남측의 대전차 방벽을 허물라고 주장한 사실이 남북회담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통일부가 오늘(13일) 공개한 1984년 9월부터 1990년 7월까지 남북 회담 문서를 보면, 지난 1989년 2월부터 1년 5개월간 이어진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에서 북한은 휴전선 인근 콘크리트 장벽 철거를 요구하며 남한이 교류 물꼬를 트는데 소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측 대표 백남순은 1990년 1월 31일 제6차 예비회담에서 우리 군이 구축한 대전차 방어용 방벽을 두고 "나라 안에 군사분계선이 있는 것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인데 인공적으로 쌓아놓은 장벽까지 있는 것은 민족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지난해부터 DMZ 북측으로 장벽을 세우고 남북을 연결하는 철도·도로마저 폭파하는 등 단절 조치를 하고 있는 북한의 현재 태도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북한은 남북이 같은 민족인 만큼 회담 명칭도 서로 다른 나라라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백남순은 1989년 11월 15일 제4차 예비회담에서 "고위당국자회담 또는 총리회담이라는 귀측의 회담명칭에는 우리 인민의 통일 의지가 잘 반영되어 있지 못하며 나라와 나라 사이의 회담에서 일반적으로 호칭되는 명칭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북회담 문서 공개는 지난 2022년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 공개입니다.

남북회담 사료집 제13권
(사진=통일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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