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1심 금고 7년 6개월…법원 "반성 안 해"

백운 기자

입력 : 2025.02.12 14:17|수정 : 2025.02.12 14:17


▲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 차 모 씨

지난해 7월 서울 도심에서 15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1심에서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금고는 징역과 같이 교도소에 수용하지만, 노역을 수반하지는 않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69살 차 모 씨에게 "피고인의 과실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씨는 사건 직후 자신이 시내버스 기사로 일해왔는데 페달 오조작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줄곧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고는 피고인이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밟는 등 페달을 정확히 조작하지 못한 과실로 일어났다고 봄이 상당(타당)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차량 오작동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 씨 차량 데이터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제동페달) 작동 기록이 없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뗐다 한 기록이 반복된 점, 차 씨의 오른쪽 신발 바닥의 패턴 흔적이 가속 페달과 일치하는 점, 주차장 출구 방향 진행 중 '일단 정지' 표시에도 가속한 점 등을 확인했습니다.

재판부는 차량 가속장치와 제동장치에 기계적 결함이 없었고, 차 씨가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반복해 밟았다가 떼며 주행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본 국과수 감정 결과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에서는 "급발진 사고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징후들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차 씨는) 인도 가드레일 충격까지 155m를 주행하면서 차선을 변경하기도 했다"며 "일반적 차량 운전자에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인명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차 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9시 20분쯤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