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생 숨진 시청각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1학년 생) A 양을 살해한 여교사가 범행 후 A 양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가족을 한 차례 맞닥뜨렸으나 아이 행방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고선 범행 장소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잠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제(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5분 실종신고 이후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경찰과 가족들은 학교 수색에 나섰습니다.
범행 장소인 이 학교의 2층 시청각실 창고는 외부에서 언뜻 봐선 내부가 보이지 않는 곳이어서, 애초 학교 측은 교내에 A 양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홀로 2층을 둘러보던 A 양 할머니는 시청각실 안 창고로 들어갔고 우연히 여교사를 만났습니다.
시청각실 구석의 작고 어두컴컴한 창고 문을 열었더니 A 양 할머니 눈에 여교사가 쓰러져 있었고 여교사 몸에 피가 묻어 있었으며 그 뒤에 A 양과 A 양 가방이 보였다고 합니다.
A 양 할머니가 처음으로 사건 현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때 A 양 할머니가 아이를 봤냐고 묻자 여교사는 "없어요. 나는 몰라요"라고 답했습니다.
피를 본 할머니는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느꼈고, 여교사가 놀라지 않도록 침착하게 뒤로 물러나 밖으로 나간 후 가족에게 A 양을 찾았다고 전화했습니다.
할머니가 전화하는 사이에 여교사가 안에서 창고 문을 잠갔습니다.
함께 도착한 경찰이 창고 문을 부순 후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여교사가 나눈 대화는 A 양 어머니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A 양 휴대전화에는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주위에 있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A 양을 찾기 시작했던 오후 4시50분쯤에서부터 A 양을 찾을 때까지 모든 소리가 들렸다고 했습니다.
창고 문을 부수고 먼저 안으로 들어간 경찰은 A 양 가족에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A 양 상태가 참혹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경찰이 여교사를 범행 현장에서 A 양 가족과 분리했습니다.
여교사는 범행을 시인하며 경찰에 "교무실에 있기 싫어 잠겨 있는 시청각실을 열어 뒀다"며 "돌봄교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갈 때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해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