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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AI에 300조원 투입…미·중과 경쟁 이제 시작"

김영아 기자

입력 : 2025.02.11 19:34|수정 : 2025.02.11 19:34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유럽연합(EU)이 미·중에 뒤처진 인공지능(AI) 육성을 위해 총 2천억 유로, 우리 돈 약 300조 원 규모의 민간·공공자본 동원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현지시간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인베스트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인베스트 AI는 유럽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자금 동원 규모로만 보면 AI 분야 세계 최대라고 EU는 설명했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2천억 유로 가운데 500억 유로는 기존의 EU 기금을 활용하는 '인베스트 AI 기금'으로 마련됩니다.

보증·금융 지원 형태가 될 전망입니다.

나머지 1천500억 유로는 민간 투자로 채워집니다.

이를 위해 유럽 내 60여 개 업체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투자 등을 약속하는 '유럽 AI 챔피언 이니셔티브'라는 별도 프로젝트도 발족합니다.

특히 EU는 이 계획을 통해 유럽 전역에 초대형 AI 모델 훈련에 특화된 일명 'AI 기가 팩토리'를 최소 네 곳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성공 사례가 AI 기가 팩토리에서도 재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언급한 CERN은 전 세계 연구진이 집결한 세계 최대 규모의 소립자 물리학 연구소로, 'AI판 CERN'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AI는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보를 보호하며, 공중보건을 강화하고 지식·정보에 대한 접근을 더욱 민주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AI 대륙'의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앞서 나가고 유럽은 뒤처졌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AI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미 제정된 EU의 AI 법 관련해서는 유럽 전역의 일관되고 안전한 규칙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도 줄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규제로 평가되는 EU의 AI 법은 AI 기술 활용 제품이 EU 시장에 출시되기 위한 통일된 규칙을 제시합니다.

특정 제품이나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눠 차등 규제가 이뤄집니다.

부정적 영향을 줄 위험이 높을수록 더 엄격한 규제가 적용됩니다.

일부 규정부터 순차 적용되며 2026년 8월부터 전면 시행됩니다.

AI 기술 관련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전 세계 연 매출의 1.5%를, 의무 규정 위반 시 3%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금지된 AI 애플리케이션 사용으로 법을 위반하면 과징금이 최대 7%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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