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하늘이.
8살의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그것도 선생님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범행한 교사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범행 전 난동을 부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했지만 학교나 교육 당국이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초등학생 김하늘(8살) 양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는 국화꽃과 인형, 과자가 놓였습니다.

추모의 글도 있었습니다.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미안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근처에 사는 주민,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뉴스 보고 충격받은 시민 등이 학교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그것도 선생님에 의해 어린 생명이 세상을 떠났다는 점에서 충격과 비통함, 분통을 억누르기 힘든 표정들이었습니다.
교원단체는 물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이주호 부총리 등 각계에서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습니다.

숨진 하늘이 아버지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분노하고 통곡했습니다.
아버지는 "다시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용기를 냈습니다.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큰 충격에 빠진 모습입니다.
정신질환 교사에 의한 참극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어제(10일) 저녁 6시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8살의 여자아이(A 양/초등학교 1학년)와 40대 여교사(B 씨)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습니다.

119 대원들이 A 양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고, 여교사 B 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B 씨가 A 양을 살해한 뒤 자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 씨는 범행을 시인한 뒤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B 씨에게는 정신질환이 있었습니다.
정신질환을 사유로 여러 차례 병가를 낸 적이 있는데, 지난해 12월 9일에는 6개월 휴직에 들어갔다가 20여 일 뒤 돌연 복직했습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직했는데, 숨진 어린이와는 수업으로 만날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아이는 월·수·목요일에는 오후 4시 40분까지 학교에서 돌봄 수업을 받고 미술학원에 갔다고 합니다.

학원에 아이가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부모가 오후 5시 18분쯤 실종 신고를 했고, 학교 측에서는 오후 5시 50분쯤 건물 2층 시청각실에 사람이 갇혔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받은 경찰이 가족과 함께 학교로 찾아가 시청각실에 쓰러져 있던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된 겁니다.
여교사 "수업 배제돼 짜증"
교사는 수술 전 경찰 조사에서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가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합니다.
6개월의 질병휴직을 돌연 중단하고 학교에 조기 복귀했는데, 수업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로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는 겁니다.

또, 어제(10일) 오후 외부에서 흉기를 사서 교내로 들어온 뒤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범행 경위도 진술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여교사가 일면식 없는 누군가를 대상으로 삼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범행하기 전에도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5일에도 학교 컴퓨터를 부수어 망가뜨리고, 6일에는 교실에서 불을 끄고 웅크리고 앉아있던 자신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한 동료 교사의 팔을 꺾고 헤드록을 거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학교는 교사에게 재차 휴직할 것을 권고했지만 재휴직은 이뤄지지 않았고, 사상 초유의 참혹한 범행으로 이어졌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