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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살해 여교사 "수업 배제돼 짜증…같이 죽을 생각에 범행"

류희준 기자

입력 : 2025.02.11 17:03|수정 : 2025.02.11 17:03


▲ 학교에 모여든 추모 물결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1학년생) 김하늘 양을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40대 여교사 A 씨가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여교사가 일면식 없는 불특정한 누군가를 대상으로 삼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서 육종명 서장은 여교사 A 씨가 경찰에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살펴보면 그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이 여교사는 지난해 12월 9일 질병 휴직(6개월)을 냈고 휴직 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돌연 휴직을 중단하고 지난해 연말 조기 복직한 해당 여교사는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고 경찰에 밝혔습니다.

특정인 이름을 거론했는데 자신을 수업에서 배제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범행 당일 오후 시간대 외부에서 흉기를 사서 교내로 들어온 여교사는 시청각실 밖에서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범행 방법을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여교사 진술을 토대로 일면식 없는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우발적 또는 계획 범행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수술을 마친 여교사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상태입니다.

산소마스크를 하고 있어 대화가 힘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여교사 신병 확보 차원에서 체포영장과 차량, 주거지,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고, 수사를 진행하면서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향후 여교사가 범행 대상을 물색한 범위,시청각실 창고를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 복직 후 학교생활 상황, 계획적 범행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입니다.

또 유가족과 상의해서 여교사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육 서장은 "'누구든 좋은데 1명과 함께 죽음으로 가겠다'는 본인 진술대로 불특정한 누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 피해자 특정 못 하는 거로 봐선 면식범은 아니"라며 "흉기를 본인 자살목적으로 샀는지, 누구를 죽이기 위해 산 건지는 확인된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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