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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외 없이 철강에 25% 관세"…3월 4일 발효·한국도 영향권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2.11 11:13|수정 : 2025.02.11 11:1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예고한 대로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오늘 단순화한다"고 밝힌 뒤 "예외나 면제 없이 모든 알루미늄과,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관세는 3월 4일부터 적용된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했는데, 이번에 예외와 면제를 없애는 한편, 알루미늄 관세를 25%로 인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지난 4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국가를 가리지 않는 보편 관세 성격의 관세를 일부 품목에 도입함에 따라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고문에 서명한 뒤 "우리는 친구와 적들로부터 똑같이 두들겨 맞고 있었다"고 밝힌 뒤 "우리의 위대한 산업들이 미국으로 되돌아오도록 해야 할 때"라며 "외국 땅이 아닌 미국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과 더불어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 중 한 곳인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8년 트럼프 1기 때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했을 당시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습니다.

그에 따라 지금까지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물량에 대해 무(無)관세를 적용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단순화해서 예외나 면제 없이 25%를 적용한다고 밝힘에 따라 궈터를 조건으로 관세 면제를 받았던 한국산 철강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국가별 예외와 쿼터 합의, 수십만 건에 달하는 특정 품목별 관세 배제를 폐지"하는 것이라며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으로부터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던 수백만 톤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율이 25%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적용 대상에 완제품(finished metal products)도 포함된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주로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철강재와 1차 알루미늄(primary aluminum)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관세는 자동차, 창틀,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되는 압출물과 슬래브와 같은 품목을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신은 "이러한 움직임은 가장 극단적인 무역 보호주의자들이 다년간 추구해 온 것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4주 동안 아마도 매주 (관세 등 무역 관련) 회의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간 철강과 알루미늄 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해 들여다 볼 것이며, 그외 다른 두어개 품목에 대해서도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모두 우리 나라로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것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는 매우 크고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럴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이틀 사이에 각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상대국 제품에 관세율을 부과하는 개념의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에 대해서는 미국이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서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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